법원, JTBC ‘자율 구조조정’ 신청 수용… 회생절차 다음 달 30일까지 보류

법원이 JTBC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 프로그램 신청을 공식 받아들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JTBC의 운명을 가를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은 다음 달 30일까지 한 달간 일시적으로 보류된다. 이 기간 동안 JTBC는 채권자들과 만나 자율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전진배 JTBC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서초구 회생법원에서 열린 중앙그룹 계열사 기업 회생신청 대표자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주심 홍준서 부장판사)는 30일 JTBC가 신청한 회생절차 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23일 대표자 심문기일을 열고 JTBC 경영진을 직접 심문했다. 이 자리에서 법원은 JTBC 측이 희망하는 구체적인 자율 구조조정의 내용과 향후 고용 및 경영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청취했다. 재판부는 JTBC가 제시한 정상화 의지와 채권자들과의 협의 가능성을 검토한 끝에 ARS 협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기업 가치 보존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이날 회생절차 개시 유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기업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당분간 미뤄두고 해당 기업과 채권자가 채무 변제 방안 및 구조조정 계획 등을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법원의 강제적인 개입에 앞서 기업이 주도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함으로써 회생절차 개시 신청 사실이 시장에 알려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업 가치 훼손과 대외 신인도 하락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ARS는 본격적인 회생절차에 돌입하기 전 단계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통상적인 회생계획 인가 절차에서는 채권자나 주주의 권리가 일정 부분 희석되거나 훼손되는 과정을 거치지만 ARS 단계에서는 기존 권리가 그대로 유지된다. 만약 이해관계자 간의 원만한 협의가 도출돼 자율 협약이 체결될 경우 기업은 법원에 냈던 회생절차 개시 신청 자체를 취하하고 정상 기업으로 복귀할 수 있다.

법원이 허용한 최초 보류 기간은 이날부터 한 달간인 다음 달 30일까지다.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 동향 및 진척 상황에 따라 법원의 승인을 받아 추가로 2개월을 더 연장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최대 3개월까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미룰 수 있다. 다만 이 기간 내에 유의미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협의가 최종 결렬될 경우 법원은 즉시 유예했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다시 판단해 본격적인 법정관리 절차를 밟기에 나서게 된다.

이번 사태는 중앙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에서 비롯됐다. JTBC는 지난 12일 만기가 도래한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1차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직면했다.

이후 위기는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됐다. 지난 14일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 4곳이 무더기로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JTBC 역시 하루 뒤인 15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으나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자율적인 협상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ARS 프로그램을 동시에 희망한다는 의사를 공식 피력했다.

현재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중앙그룹 계열사는 총 5곳에 달한다. 이 중 법원에 ARS 프로그램을 신청해 유예 결정을 받아낸 곳은 JTBC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JTBC는 앞으로 한 달간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상을 통해 부도 위기를 타개하고 미디어 시장에서의 독자적인 생존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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