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은 권리” 전장연, 22년 만의 출근길 ‘수요 정기 시위’ 재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1일 출근길 버스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이날 시위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정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한 정기 시위가 열린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22년 만이다.

지난 5월 광주 지하철 1호선 송정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를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경찰과 전장연에 따르면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비롯한 단체 관계자와 활동가 3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정류장에 집결해 ‘출근길 버스 탑시다!’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시위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참가자 10여 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버스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1~3명씩 조를 이뤄 탑승을 시도했다. 특히 휠체어 전용 리프트나 저상 발판이 갖춰지지 않은 일반 버스가 도착하자 일부 활동가들은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을 기어서 버스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출근길 승객들로 가득 찬 만원 버스가 시위 참가자들을 태우지 않고 출발하려 하자 활동가들이 버스 앞을 가로막아서며 경찰 및 버스 관계자들과 거친 실랑이가 벌어졌다. 시위가 이어지면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전원이 하차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출근을 해야 하니 이러지 말아 달라”고 항의했으나 전장연 측은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버스를 타고 출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동권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다.

전장연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은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교통약자의 이동은 시혜적인 편의가 아니라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므로 실질적인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약 반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전장연은 서울시의 장애인 정책 변화를 규탄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다. 단체 측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폄하하고 왜곡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고된 400명의 중증장애인 노동자들에 대한 복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이 지적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과 탈시설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돕기 위해 서울시가 예산을 지원해 온 사업이다. 2020년 처음 도입됐으나 오 서울시장 재임 기간인 2024년 최종 폐지된 바 있다.

한편 전장연은 버스 시위에 이어 오는 2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시청역(서울역 방면)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도 재개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출근길 대중교통 혼잡과 시민 불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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