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명박·박근혜 용서해서 사회가 1cm라도 좋아졌나"

류근 시인이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한 것을 두고 "용서보다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근 시인 / 류 시인 페이스북

류 시인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잘못 가르친 어른들 책임이라고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을 용서하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라며 "그럼 어른들 전부를 처벌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단식 농성장 앞에서 짜장면 시켜 먹고 피자 시켜 먹던 자들 혼내주지 않은 우리 공동체의 도덕성 붕괴가 성장해서 오늘날 광주의 죽음을 떼창과 떼춤으로 모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류 시인은 "용서?"라고 반문한 뒤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를 용서해서 우리 사회가 1센티미터라도 좋아졌나"라며 "참담하고 암담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른답게 분노하고 혼을 내야 한다"며 "촉법 제도에 대한 사회적 숙의가 필요하다. 일베짓이 놀이가 되는 세상이라니"라고 적었다.

그는 온라인에서 반복되는 5·18 민주화운동 희화화 사례를 거론하며 "광주 5·18에 총 맞아 죽은 중3 아들 주검 앞에서 울부짖는 엄마 사진에 대고 '아이고~ 홍어 택배 왔네!' 이렇게 놀고 있는 쓰레기들에게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는 게 믿기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저런 X들이 또 윤석열 같은 악마를 키우는 것"이라며 "혼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류 시인의 글은 배재고 야구부의 5·18 희화화 논란이 사회적 파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라왔다.

사태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 도중 벌어졌다. 경기 과정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구호를 외치고 춤을 춘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광주 비하와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배재고는 논란 직후 학교장 명의와 야구부 명의의 사과문을 잇달아 발표했다. 학교 측은 해당 학생들을 학칙에 따라 조치하고 야구부 전원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원과 학생, 학부모가 함께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 사과의 뜻을 전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피해를 입은 광주제일고 측은 배재고 관계자들의 사과 방문 제안에 대해 "학생들이 아직 사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번 사안을 스포츠 정신에 반하고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행위로 판단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의결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청룡기 대회에서도 자동 탈락 처리했다. 협회는 감독과 선수 개인에 대한 징계는 추가 조사 후 다시 심의하기로 했으며, 학생 선수와 지도자를 대상으로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 프로그램 마련도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방송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웹예능 '불꽃야구' 제작사 스튜디오C1은 당초 6일 공개 예정이었던 배재고 편의 방송을 전면 취소하며 "최근 불거진 배재고 관련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봤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배재고 편 대신 13일 성남고 편을 공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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