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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숨진 고 윤승주 일병 유족이 국방부 특별배상심의회 재심에서 국가배상 결정을 받았다.
지난 6일 한겨레가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유족이 공개한 배상결정서에 따르면 국방부 특별배상심의회는 지난달 24일 윤 일병의 부모와 두 누나가 신청한 국가배상 재심 사건을 심의한 결과 부모에게 각각 2000만원, 두 누나에게 각각 500만원씩 총 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심의회는 국가배상법 시행령에 규정된 일반적인 위자료 기준보다 금액을 높인 이유에 대해 "위자료를 증액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9월 육군 제5군단 지구배상심의회가 결정했던 2500만원보다 두 배 늘어난 금액이다. 당시 부모에게는 각각 1000만원, 누나 두 명에게는 각각 250만원이 지급 결정됐지만 국가배상법 시행령의 오래된 위자료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유족은 군의 책임과 오랜 진실 규명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피해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특별배상심의회는 이번 결정에서 국가의 책임을 보다 명확하게 인정했다.
심의회는 형사재판 판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국가가 병사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해 윤 일병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또 군인이 건강한 상태로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배려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유족은 국가 책임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점은 의미가 있지만 배상 규모에는 여전히 아쉬움을 나타냈다.
윤 일병의 매형은 유족이 지난 12년 동안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시간과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면 두 배로 증액된 금액 역시 충분하지 않다며 가족들과 민사소송 제기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일병 사건은 2014년 4월 육군 제28사단에서 발생한 군 인권 침해 사건이다.
윤승주 일병은 복무 중 선임병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사망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사건 초기 사망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
가해 병사들은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하거나 음식물을 강제로 먹이는 행위, 폭행과 욕설 등이 이어졌고 결국 윤 일병은 의식을 잃은 뒤 숨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군 내부의 폐쇄적인 병영문화와 인권 실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후 병영문화 개선과 군 인권 강화 필요성이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으며, 군 인권보호 제도 확대와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논의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족은 사건 이후 10년 넘게 정보공개 청구와 민·형사 소송 등을 이어가며 진실 규명과 국가 책임 인정에 힘써왔다.

이번 재심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국가배상법 개정이 있다.
기존에는 군인이나 경찰 등이 직무 수행 중 사망하더라도 유족이 이미 연금이나 보상을 받는 경우에는 이른바 '이중배상 금지' 원칙에 따라 별도의 위자료를 청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개정 국가배상법이 시행되면서 전사하거나 순직한 군인과 군무원, 경찰공무원 등의 유족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국방부 특별배상심의회는 유족의 정신적 피해와 국가의 책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배상 여부와 금액을 결정하고 있다.
특별배상심의회의 결정을 유족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배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별도로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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