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나 죽기 전에...” 박근혜에게 보낸 편지 (전문)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자필 편지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과 자책을 털어놨다.

최씨 딸 정유라씨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씨가 쓴 자필 편지 사진과 관련 글을 올렸다.

최씨는 편지에서 "죽기 전에 뵙고 죄송했노라, 용서해주시라 전하고 싶었는데 이미 늙고 병들어 다시 뵐 수 없을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이) 늘 그립고 걱정된다"고 적었다.

이어 최씨는 최근 진행한 언론 인터뷰로 박 전 대통령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씨는 "의도치 않게 그분(박 전 대통령) 곁에 간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됐지만, 수없는 고발과 재심을 강행하는 것은 유일하게 곁을 내주셨던 대통령님을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또 "부디 살아 있는 동안 재심과 소송을 통해 조금이라도 그 명예를 되살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며 "10년간 수감 중에도 맹세코 배신을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최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경위에 대해선 "쌓여만 가는 병원비로 인해 병원에서 쫓겨날까 두려워 발악한 것"이라며 "10년 치 구상권 청구와 수천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허덕이는 딸을 본 저의 마지막 발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자용 (전) 검사의 말처럼 3대가 정말 지옥 속에서 살고 있다"며 "죽기 전에 바라는 것은 하나뿐인 딸에게 병원비라는 빚만은 안겨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신자용 전 검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당시 최씨를 조사한 바 있다.

최씨는 편지 말미에 손주 명의의 계좌번호를 적으며 "딸에게 병원비라는 또 하나의 짐을 지우지 않도록 마음을 베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딸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도 함께 공개했다. 최씨는 이 편지에서 "지방선거 때 유세 나가는 모습에서 세월의 변화를 많이 느꼈다. 몸이 예전과 다르신 것 같아 걱정된다"며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을 염려했다. 이어 "특검 때도 어떤 압박과 강압 수사에도 대통령님을 지키려고 했다"며 "죽는 순간까지 그 마음을 영원히 가지고 하늘나라에 갈 것"이라고 적었다. 최씨는 "저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딸 정씨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 최씨를 옹호했다. 정씨는 "저희는 박 전 대통령을 한순간도 원망한 적이 없고 비난한 적도 없다"며 "늘 죄송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능력 없는 탓이다. 어머니(최씨)는 10년간 수감 생활로 현재 상황은 커녕 사회에조차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애 키운다는 핑계로 신경 쓰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정씨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그분(박 전 대통령)은 죄가 없다. 절대 원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전하며 "심려를 끼쳐 저도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2020년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약 63억원이 확정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해 왔다.

최씨는 2022년 수감 중 낙상 사고로 척추를 다쳐 수술을 받았고, 청주지검은 지난달 1일 척추골절 수술 부위 감염 치료가 필요하다는 최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3개월간 형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최씨는 현재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최씨는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직후 정부가 10년 치 병원비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고 영치금 통장을 압류했다며 수술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해 왔다. 최씨는 지난달 29일 순천향대병원에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10년 만에 언론 인터뷰에 응해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수감 생활, 재심 의지 등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일보는 최근 최씨 단독 인터뷰 보도한 바 있다.

최씨는 "제가 정점이 되어 문제가 돼선 안 됐던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박 전 대통령을 옆에서 잘못 모시는 바람에, 고(故) 육영수 여사와 박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국민의 마음을 무너뜨렸다는 점엔 역사적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에 개입해 농단하려던 것은 아니고, 정치적 야망도 없었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돕게 됐고, 계속 박 전 대통령 곁을 떠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에서 최씨는 검사였을 당시 특검 수사의 주축이었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정계 진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최씨는 "한 의원은 평생을 검사로 보낸 사람이다. 법무부 장관, 여당 대표까지 과연 본인의 정치적 성과를 국민에게 인정받아 간 길인지 모르겠다. 보수 대통령 두 명을 구속하고, 박 전 대통령에게는 30년을 직접 구형한 사람이다"라며 "그때부터 보수가 궤멸되고, 지지자들이 떠났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국회의원으로 나와 보수를 재건한다고 한다. 초선 의원이면 의정활동부터 충실히 해서 평가받고 반성하고, 3선 정도 한 다음에나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서원 씨 글>

안녕하십니까 최서원(최순실) 입니다 이편지가 박근혜 대통령님께 전해 들어가길 바라며 아픈 팔을 부여잡고 썻습니다..

의도치 않게도 그분 곁에 간것을 후회 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재심을 하는것도..수없는 고발을 강행 하는것도

저의 억울함 보다는 유일하게 곁을 내주셨던 대통령님을 위한것이 였습니다..

죽기전에 뵙고 죄송했노라 용서해주셔라 전하고 싶었는데 이미 늙고 병들어 사람이 얼마 남지 않은 저는 다시 뵐수 없을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늘 그립고 걱정 합니다

대통령님 죄송합니다 이 사람의 남은 후회와 미련은 손주들과 대통령님에 대한 자책 뿐입니다..

부디 제가 살아있는동안 재심과 소송을 통해 아주 조금이라도 그 명예를 되살리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10년간의 수감 중에도 꿈에서도 명세코 배신을 생각 한 적 없습니다 모든 분들께 이 인생을 걸고 자신읶게 말씀 드릴수 있습니다 저는 역사 앞에 당당하고자 대통령님 곁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진실입니다

다만 제가 언론과 인터뷰 한것은 쌓여만 가는 병원비로 인해 병원에서 쫓겨 나버릴까 두려워 발악한것이라고 안타깝게 여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년 치 구상권 청구 당한 수천 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감당할수가 없어 딸이 어찌 저찌 연대 보증까지 서가면서 집행 정지를 받았는데 혼자 세아이를 키우는 양육비에도 허덕이는 딸이 재판까지 겹쳐 본인 변호사비 합의금 보다 먼저 병원비를 지급하고 난처한 상황에 놓인것을 본 저의 마지막 발악 이였습니다..

신자용 검사의 말처럼 3대가 정말 지옥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 제가 죽기전에 바라는것은 그저 하나뿐인 딸에게 병원비라는 빚만은 안겨 주고 싶지 않다는 것 하나 입니다

저는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입니다 억울함을 풀시간도 손자를 볼수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부디 제가 딸에게 병원비라는 또하나의 짐을 지어주지 않도록 마음을 베풀어 주신 다면 최선을 다해 남은 시간 재심과 소송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하시길 바라면서...

7.9일 최서원 올림

<정유라 씨 글>

안녕하세요 딸 정유라 입니다 엄마의 의도와는 다른 인터뷰로 엄마가 많이 괴로워 하시고 슬퍼하십니다

저희는 박대통령님을 한순간도 원망 한적도 없고 비난한적도 없고 늘 죄송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의미없다는걸 알면서 계란에 바위치기 라는걸 알면서 소송을 이어가는것도 박대통령님에 대한 죄책감이 큰 이유입니다

저는 그분의 등을 보고 자랏고 존경했고 사랑했고 여전히 존경 하며 사랑합니다

언론 인터뷰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병원비를 도와주겠다고 했다네요 물론 도움은 안줬구요

엄마는 그저 저도 재판중이고 아이를 양육 중이니 저한테 기댈수가 없는데 병원비 독촉이 너무 심해져 집행 정지는 취소 당하게 생긴데다 구상권 때문에 영치금 통장을 압류 당하고 충북대학교 병원 병원비는 제가 연대 보증서있으니 당연히 어머니로서 그럴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다 제가 능력 없는 탓입니다 엄마는 10년간의 수감 생활로 현재 상황은 커녕 사회에 조차 익숙하지않은 사람입니다 제가 더 챙겼어야 하는데 제가 애키운다는 핑계로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제 잘못이에요 그러니까 엄마를 너무 미워하지 마시고 저를 욕하세요 이집의 가장은 저고 책임자는 저입니다

어머니는 늘 수많은 회유 속에서도 저도 힘들고 지쳐 흔들릴때 저한테 딱이렇게 하셨습니다 "사람이 몸은 힘들고 고될 지언정 정신까지 천박하게 살면 안된다 그분은 죄가 없다 내가 여기서 죽어도 너는 그분 절대 원망하지 말아라"

언론을 잘 아는 제가 속지 말라고 말해줬어야 합니다 심려를 끼쳐 드려 저도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죄송합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 / 정유라씨 페이스북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 / 정유라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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