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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4개월 만에 남편의 혼외자와 거액의 빚을 알게 된 아내가 혼인 취소에 관해 조언을 구했다.
최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신혼생활 중 남편의 숨겨진 과거를 알게 된 여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결혼한 지 4개월 됐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어야 할 지금 저는 몹시 괴롭다.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남편은 연애 3년 동안 믿음직스러운 사람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연애 시절 저는 혼자 자취하고 있었는데 고장 난 것이 있으면 뚝딱 고쳐줬다. 그뿐만이 아니다. 남편은 자기 명의의 아파트도 있고 저축해 둔 돈도 많다며 저희 부모님 앞에서 호언장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믿은 부모님은 그 말에 안심하고 정성껏 혼수도 마련해 줬다.
하지만 부부의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A 씨는 우연히 법원에서 온 우편물을 통해 남편에게 무려 5살 된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은 양육비를 주지 않아 법원의 이행명령까지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A 씨는 "혹시 또 숨긴 것이 있을까"하는 마음에 남편의 서랍을 확인했고, 이번에는 아파트 담보대출과 개인대출 및 카드론 등 여러 건의 대출 서류를 발견했다.
A 씨는 남편을 추궁했지만 남편은 "과거의 실수였고 당신을 놓치기 싫어 말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빚은 이제 부부니까 같이 갚아가면 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 씨는 "제 인생이 송두리째 사기당한 기분이다. 이런 경우 이혼이 아니라 아예 혼인 취소가 가능하냐. 이혼하게 된다면 남편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도 알고 싶다. 남편의 말로는 어찌 됐든 부부는 채무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던데 그것이 정말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신진희 변호사는 "혼외자의 존재나 정상적인 혼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채무를 숨긴 채 결혼했다면 혼인 취소 사유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혼인 취소는 이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청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3개월이 지나 혼인 취소가 어렵다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근거로 재판상 이혼과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재산분할과 관련해 신 변호사는 "혼인 기간이 매우 짧다면 일반적인 재산분할보다 혼인 전 상태로 되돌리는 원상회복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혼수나 예단 등은 원칙적으로 원물 그대로 반환받는 방식으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또 "혼인 취소가 인정되더라도 혼인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가족관계등록부에는 혼인 취소 사실이 기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A 씨 남편이 주장한 부부 공동 채무 부담 논리는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대한민국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어 혼인 전부터 각자 보유하고 있던 고유 재산이나 개인 명의로 부담한 채무는 원칙적으로 배우자에게 승계되지 않는다.
부부의 공동생활을 위해 발생한 일상가사채무는 연대해 책임을 지지만, 남편이 혼인 전 개인적으로 발생시킨 대출금이나 양육비 미지급금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A 씨는 남편의 개인 채무를 갚을 의무가 없다. 대법원 판례 역시 혼외자의 존재를 숨기거나 거액의 채무를 은폐한 행위를 명백한 기망으로 인정해 사기 혼인을 사유로 한 혼인 취소를 허용하고 있다.
A 씨는 남편의 은폐 행위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고통을 입증해 별도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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