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부대에서 마라톤 뛰던 취사병 '사망'...사단장 포함 간부들 송치

지난해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부대 마라톤 행사에 참가했다가 숨진 육군 취사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지휘부에 형사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단장을 포함한 군 간부 4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12일 경찰과 군 당국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육군 모 사단장과 여단장, 대대장, 중대장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폭염 상황에서 체육행사를 강행하고 참가 장병에 대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점이 사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고는 지난해 6월 경기 북부지역에서 열린 부대 마라톤 행사에서 발생했다. 당시 취사병으로 복무하던 육군 일병은 약 9㎞를 달린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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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열린 날 해당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1도까지 올랐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태였고 체감온도 역시 높아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큰 환경이었다.

기상청은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고, 장시간 야외 활동이나 격렬한 운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군인이나 건설 현장 근로자처럼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온열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마라톤은 전투력 평가나 필수 체력검정이 아니라 부대 단합을 위한 체육행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훈련이 아니었음에도 기상 상황을 고려한 일정 조정이나 취소 없이 예정대로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참가 장병들의 건강 상태를 사전에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고, 행사 중 적절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거나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한 의료 대응 체계 역시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는 지휘관이 기상 여건과 장병들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안전관리 의무가 있다고 봤다. 이러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이 이번 송치 결정의 근거가 됐다.

온열질환은 높은 기온과 습도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질 때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열탈진과 열경련, 열실신, 열사병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의식 저하와 경련, 다발성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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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폭염 시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고,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하며, 어지럼증이나 심한 피로감,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의식이 떨어지거나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폭염이 길어지고 강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군을 비롯해 학교와 체육시설, 산업현장에서도 폭염 대응 지침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야외 훈련이나 체육활동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방부는 여름철 장병들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폭염 단계별 행동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기온과 체감온도, 습도 등을 고려해 야외 훈련 시간을 조정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험도가 높을 경우 훈련을 중단하거나 실내 교육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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