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문구의 자존심을 지키자… 상장폐지 위기 토종 기업 살려낸 '개미들'

코스피 시장에서 퇴출당할 갈림길에 섰던 토종 문구 기업 모나미가 개인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구하기 매수' 릴레이에 힘입어 극적으로 회복했다. 지난 10일 주가가 20% 넘게 폭등하며 위기를 넘기자 송재화 모나미 사장은 대중을 향해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띄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핫트랙스 광화문점 / 연합뉴스

송 사장은 11일 회사 공식 홈페이지와 자체 온라인 쇼핑몰, 공식 SNS 계정 등에 자필 서한을 일제히 공개했다. 그는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모나미 응원 물결을 지켜보며 깊은 감동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폐지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회사를 신뢰하고 뜻을 모아준 이들의 마음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60여 년간 모나미가 걸어온 발자취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주주들이 입증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하며, 대한민국의 기록을 함께해 온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고객 곁을 든든하게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모나미가 증시 퇴출 위기에 직면했던 배경에는 이달부터 한층 강화된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요건이 자리 잡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선이 기존 2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모나미 경영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실제로 모나미의 시가총액은 지난 7일 248억 원, 8일에는 259억 원에 그치며 새로운 시장 퇴출 기준선인 300억 원을 연이어 밑돌았다. 오랜 기간 지속된 실적 부진 여파로 지난해 5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영업적자가 누적된 탓이다.

모나미 감사문. / 모나미 누리집 캡처

회사가 증시에서 완전히 쫓겨날 처지에 놓이자 주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산 장수 기업을 이대로 무너지게 둘 수 없다"며 힘을 보태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러한 소액 주주들의 집단적 움직임에 힘입어 모나미 주가는 지난 9일 24.69% 급등한 데 이어, 다음 날인 10일에도 25.66% 연이어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이은 상한가급 랠리 덕분에 10일 종가 기준 모나미의 시가총액은 405억 원까지 불어나며 상장폐지 유예 기준선인 300억 원을 여유 있게 돌파했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주식 매수와 제품 구매 인증 릴레이도 불이 붙었다.

누리꾼들은 모나미 공식 인스타그램을 찾아 격려 섞인 댓글을 쏟아냈다. 이용자들은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주식 50주와 볼펜 세트를 동시에 구매했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오늘 장에서 주식을 일부 매수했다. 국산 볼펜은 역시 모나미가 최고다", "전통 있는 한국 기업이 절대 없어지면 안 된다. 100년 기업으로 롱런하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응원전을 이어갔다.

모나미는 창업주인 고(故) 송삼석 명예회장이 1960년 설립한 광신화학공업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1963년 대한민국 최초의 자체 생산 볼펜인 '153 볼펜'을 시장에 선보이며 반세기 넘게 국민 문구 브랜드로 명성을 이어왔다. 주주들에게 감사의 자필 서한을 남긴 송 사장은 창업주의 손자로, 올해 사장직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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