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에이티즈, 빌보드 200 차트 19위…2주 연속 상위권

위키트리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1만320원)보다 380원, 3.7% 오른 수준이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223만6300원이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38년째 한 번도 꺾이지 않고 이어져 온 상승세인데, 이번 인상이 직장인들의 점심값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오르기 전부터 점심값이 이미 가파르게 뛰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6월 기준)을 보면 서울 자장면 평균 가격은 7600원대로 8000원 돌파를 코앞에 뒀고, 김치찌개 백반도 8600원대까지 올라 90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삼계탕은 이미 1만8000원 선이라 조만간 2만원대 진입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로 봐도 흐름은 뚜렷하다. 2020년을 100으로 놓았을 때 지난해 지수는 124.56까지 올라 24.5%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6.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NHN페이코가 지난해 모바일 식권 결제 900만 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 지역 직장인 점심값은 1만4000원, 여의도·서초는 1만3000원, 마곡·판교는 1만2000원, 송파·종로도 1만1000원 수준으로 나타나 수도권 대부분 업무지구에서 한 끼 값이 1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서울 주요 오피스가 평균 점심 비용이 이미 1만5000원선에 근접했으며, 최저임금 인상분이 반영되면 2만원 시대 진입이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식 물가를 밀어 올리는 또 다른 축은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국세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도매업·소매업·음식업·숙박업·서비스업 등 골목상권 중심 6대 업종의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원재료비와 임대료가 이미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인건비마저 뛰면, 사업주로서는 메뉴 가격을 올리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를 찾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고스란히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도 바뀌고 있다.

SNS와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거지맵'이 빠르게 퍼지고 있고,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는 '착한가격업소'를 찾아다니는 이들도 늘었다. 편의점 구독 서비스와 멤버십 할인을 조합해 점심값을 줄이는 '전략 소비'도 확산하는 추세다. 박물관이나 도서관처럼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는 공공기관 구내식당을 찾아다니는 '구내식당 투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이런 흐름 속에 단체급식 업계는 뜻밖의 호황을 맞고 있다.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6000~9000원대)으로 발길을 돌리는 직장인이 늘면서 주요 급식업체들이 지난해 나란히 좋은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냉장 샌드위치 같은 저가·간편식 수요도 함께 늘고 있는데,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냉장 샌드위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한편으로는 아예 점심을 거르거나 간식으로 때우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에서 진행된 한 조사에서는 풀타임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주 1회 이상 점심을 거른다고 답했고, 직장인 1명이 주 5일 근무 기간 점심에 쓰는 비용이 1년 전보다 약 22% 늘었다는 결과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물가 부담으로 점심 습관이 바뀌었다는 반응이 직장인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점심 외식비 부담을 덜기 위해 '직장인 든든한 점심밥 사업'을 통해 소득·복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로자에게 외식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런 지원이 전체 직장인의 점심값 부담을 근본적으로 낮추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관건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분이 인건비를 거쳐 실제 외식 물가에 얼마나,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느냐다. 그 속도에 따라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런치플레이션이 한 단계 더 심화될지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