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신도들 집단으로 민주당 당원 가입' 정황 포착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일부 신천지 신도들의 더불어민주당 당원 가입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신천지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을 중심으로 수사를 이어온 합수본이 민주당 가입 정황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

20대 대선과 22대 총선 전후로 신도 5만 명 이상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키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6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당법 위반·업무방해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24일 연합뉴스 등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김태훈 고검장이 본부장을 맡은 정교유착 합수본이 최근 일부 지역에서 신천지 신도들이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합수본은 2021∼2024년 치러진 대선·총선 등 주요 선거에서 신천지 신도들이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민주당에도 신도들이 가입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현안이나 민원이 있는 일부 지역구에서 신도들을 민주당에 입당시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과거 신천지는 경기 과천을 비롯해 고양, 가평, 인천, 익산 등 전국 각지에서 건물을 매입해 종교시설로 사용하려 했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용도변경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이런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신도들에게 민주당 가입을 독려했고 실제로 신도들이 민주당에 가입한 정황을 확인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당내 경선이나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섰을 경우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교유착 합수본은 그간 신천지 신도들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을 중심으로 수사·기소를 이어왔다. 그러나 일부 신도가 민주당에도 가입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민주당 신천지 개입설'은 여권에서 먼저 제기됐다.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가 의혹을 제기해 역시 당권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 측의 '신천지 유착설'로 확대되며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공방으로 번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신천지는 비유법이 아니라 실체법"이라며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이 3자가 명시적·묵시적·암묵적으로 사실상의 연합으로 형성돼 핵심 배후가 되는 상황으로, (관련 근거를) 적정한 시기에 시기 시기마다 말하겠다"고 했다. 반명 세력과 분열주의 세력, 신천지가 은밀히 손잡고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송 전 대표도 그날 열린 뉴미디어 대토론회에서 "왜 통일교·신천지 특검이 통과가 안 되게 했는지 그 과정을 한번 살펴보려고 한다"며 "(특검 추진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병기 의원에게 왜 안 됐냐고 물어봤는데 '기억으로는 지도부가 소극적이었다. 그만두고 넘겨서 그 뒤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신천지 정치개입 문제에 대해서만 지적했다. 특정 후보와 연결하는 것에 대해 제가 책임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인 이건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신천지 전대 개입은 단순한 '설'로만 치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신천지 전대 개입(집단당원 가입) 제보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즉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와 친청계는 김 전 총리를 향해 근거를 대라며 당대표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정 전 대표는 22일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했다"며 "민주당 전당대회에 신천지가 들어와서 영향을 행사하는 건 헌법에서 규정하는 정교분리원칙을 위반한 정당이 되는 거고, 잘못하면 위헌 정당으로 몰릴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저의 유불리를 떠나 이건 정확하게 해명하고 근거가 있으면 수사를 의뢰해야 하는 것으로, 말끔하게 위헌 정당 소지를 없애야 한다"며 "뜬구름 잡는 식으로 치고 빠지기 하는 건 있을 수 없고, 최근 10년 동안 가장 분노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제 이름을 대고 연루설을 제기하는 순간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법적 조치하겠다"며 "정통 집권 여당을 위헌적 요소까지 비화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핵폭탄을 터뜨리나.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전 총리가) 특정 후보를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문제"라며 "차라리 누구라고 지목해서 이야기하라, 바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겠다"고 했다.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인 이성윤·최민희·한민수 의원도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자신 있으면 뜸 들이지 말고 당장 근거를 제시하라"며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김민석 후보는 민주당과 당원들께 사과하고 즉각 당대표 후보를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의혹의 당사자로 거론된 조승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신을 둘러싼 '신천지 연루설'이 허위 사실이라며 "통일교,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대거 유입과 관련한 조사도 진행했으나, 그 실체를 점검한 결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신천지 측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천지는 입장문에서 "최근 민주당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김 전 총리가 본 교단을 언급하며 제기한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고 했다. 앞서 신천지 측은 지난 1월 합수본 출범 당시에도 "신천지 신도 명부와 민주당 및 국민의힘을 포함한 각 정당의 당원 명부에 대해 동시에 공동조사를 실시하라"며 "특정 정당만을 대상으로 한 확인이 아니라 성역 없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교유착 합수본은 5만명 이상의 신천지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킨 혐의(정당법 위반 등)로 지난달 29일과 이달 13일 두 차례에 나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이 총회장은 2021∼2024년 국민의힘 대선·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요하고, 집단 입당으로 정당의 사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은 지난 1월 6일 출범한 뒤 과천 신천지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신천지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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