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탈 쓴 강남 의사들... 32배 폭리·불법 촬영 등 2년간 끔찍한 일 벌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Daniel Tadevosyan-shutterstock.com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의원에서 환자 불법 촬영 등 마약류 오남용을 일삼은 의료진이 적발됐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40대 의사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당 의원에서 동업하던 50대 의사 B 씨와 행정실장 1명, 그리고 상습 투약 환자 11명 등 총 13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본인이 개설해 운영 중인 의원에서 환자 7명을 상대로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투약했다.

이를 통해 A 씨가 취득한 부당 이득은 4000만 원이다. 특히 A 씨는 환자가 약물에 취해 잠든 틈을 타 밀폐된 1인실에서 환자의 신체를 27차례나 몰래 촬영한 혐의가 드러났다.

같은 의원 건물의 다른 층을 사용하며 진료를 이어온 동업자 B 씨의 범행 규모는 더욱 컸다.

B 씨는 1년이라는 기간 동안 8명의 환자에게 111차례에 걸쳐 마약류를 투약해 4억 17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들은 약물 1회 투약 비용을 실제 원가의 31.7배 수준인 35만 원으로 책정해 환자들에게 금전적 폭리를 취했다.

경찰은 두 의사가 동일한 의원 상호를 사용했으나 서로 다른 층에서 활동했고 평소 친분이 깊지 않은 점을 고려해 공범 관계로 묶지는 않았다.

고액의 약물 투약 비용에도 불구하고 중독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적발된 상습 투약자 중 1명은 단 하루 만에 투약 대금으로 1350만 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또 다른 환자는 11개월에 걸쳐 총 64회 병원에 내원하며 2억 53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약물 투약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환자는 마약류에 심하게 중독돼 1회 방문 시 최장 13시간 동안 의원에 체류했다. 철저하게 외부 감시가 차단되는 병원 VIP 1인실이나 회복실의 폐쇄적인 공간 구조가 환자들의 장기 체류와 은밀한 불법 촬영을 가능하게 했다.

수사 기관의 감시망을 피하려는 의료진의 수법은 매우 치밀했다.

이들은 환자의 수면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면서도 투약 기록을 숨길 목적으로 일반 수면 마취제인 덱스메데토미딘을 프로포폴에 혼합 투약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동물용 마취제와 성분이 같은 덱스메데토미딘이 마약류 대체용으로 오남용되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한 경찰은 소관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약물의 마약류 지정을 신속히 요청했다.

내사는 2023년 7월부터 장기간 진행됐다. 경찰은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거쳐 범행 입증을 위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불법 수익 환수를 목적으로 의사 2명의 재산 총 4억 57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법원에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외부 감시가 닿지 않는 병원 1인실을 악용한 중대 범죄"라며 "수면 마취 시 의료인의 단독 진료를 제한하고 간호사 등 제3자가 반드시 동석하는 샤페론(보호자) 제도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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