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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 직원 10명 중 8명이 투표사무를 행정안전부(지방자치단체)로 넘기는 데 찬성했다는 내부 설문 결과가 나왔다. 선거 부실 관리의 책임을 스스로 겨누는 항목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가 드러나 힘든 업무만 다른 기관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이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해 27일 그 내용을 보도한 선관위 노조의 '조직쇄신 및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선관위 직원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선행 과제(복수 응답)로 투표사무의 행정안전부 이관(80%·910명)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투표업무 행안부 이관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항목에서는 응답자의 88.5%(1007명)가 찬성했다.
문제는 이 응답의 배경이다. 직원들이 지목한 근본 원인 1위는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행정절차 증가(70.5%·802명)였다. 위원회 인력 부족(56.4%), 사전투표제 시행 이후 절차관리 업무 증가(52.3%)가 뒤를 이었다. 사태의 원인을 외부 환경과 인력·업무 과부하 탓으로 돌리는 응답이 상위를 채운 것이다. 이관 찬성에 몰표가 나온 것도 개혁 의지라기보다 실무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반면 자기 조직을 겨누는 항목의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휘부의 책임 있는 자세와 인적 쇄신, 조직 인력구조 개편을 선행 과제로 꼽은 응답은 각각 33.9%에 그쳤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구체적 원인으로는 중앙위원회 정책 수립 과정의 현장성 부족(54.8%·624명), 상급위원회의 적시 대응 부족(52.9%) 등을 지목했지만, 이 역시 '윗선'이나 '시스템'을 향한 것이지 실무 책임을 인정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이번 조사가 노조 주도로 익명 실시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조사 주체와 문항 설계가 모두 노조인 만큼 책임을 덜 지는 방향으로 응답이 쏠릴 유인이 구조적으로 존재한다. 부실 관리의 원인을 인력난과 외부환경으로 돌리고 손이 많이 가는 집행 업무는 밖으로 넘기자는 그림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투표사무 이관이 곧 선관위 해체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선관위는 헌법 제114조에 근거를 둔 헌법기관으로, 기관 자체를 없애거나 핵심 기능을 통째로 옮기려면 개헌이 필요하다. 설문에서 나온 이관 요구는 투표소 운영과 투표용지 관리, 개표 등 집행 실무를 행안부·지자체로 넘기고 선관위는 감독 역할로 남자는 취지에 가깝다. 실제로 투표·개표 같은 선거의 본질적 사무까지 행정부로 넘길 경우 헌법이 선관위에 부여한 '공정한 관리' 권한을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사전투표제를 두고도 폐지하거나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전면 폐지'가 41.4%(474명)로 가장 많았고, '사전투표 기간이나 시간 조정'이 30.2%(346명), '부재자투표 도입'이 21.8%(250명)로 뒤를 이었다. 선거 편의를 위해 도입한 제도를 관리 주체인 선관위 내부에서 되레 폐지하자고 나선 셈이다.
이번 조사는 선관위 공무원노조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내부 커뮤니티에서 익명 투표 방식으로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선관위 현원 3007명(지난 5월 기준)이며, 이 가운데 1138명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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