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여교사 불법촬영' 걸린 10대 아들 휴대폰 버린 경감 수사 중... 경찰 비리 심각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Dikushin Dmitry-shutterstock.com

고등학생 아들이 여교사를 상대로 불법 촬영을 시도한 사건에서 범행 도구인 휴대전화를 파손해 폐기한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 간부가 강제 수사 대상에 올랐다.

27일 전북경찰청은 전주 덕진경찰서 산하 파출소 소속 A 경감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 경감의 아들은 자신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 담임 여교사를 상대로 불법 촬영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범행 당일 피해 교사는 이 사실을 학교 측에 즉각 알렸고, 학교는 A 경감을 비롯한 부모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A 경감은 아들의 범행 사실을 인지한 직후 아들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핵심 증거물인 휴대전화를 부수고 은닉해 폐기한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 교사는 사건 발생 며칠 후 경찰에 정식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경감의 아들은 "불법 촬영을 위해 촬영 버튼을 눌렀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휴대전화의 행방에 대한 질문에 "휴대전화가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사건 초기 수사를 맡았던 전주 완산경찰서 수사팀은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했다는 이유로 휴대전화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등의 강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건은 지난 6월 말 그대로 검찰에 송치됐다.

자칫 묻힐 뻔했던 A 경감의 증거인멸 의혹은 경찰청 본청의 지시로 수면 위에 드러났다. 이달 초 광주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 아버지를 둔 장윤기 수사 비위 의혹이 전국적으로 불거지자 경찰청은 사건 관계인 중 경찰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 조사를 전국 시도경찰청에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완산서의 해당 사건 송치 기록이 보고되면서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전북청은 A 경감이 아들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내다 버린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주 A 경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했다.

경찰은 A 경감 부부의 휴대전화 등 관련 증거물을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폐기된 것으로 알려진 아들의 범행 당시 휴대전화를 찾기 위한 추적 수사도 병행 중이다.

A 경감의 아들은 사건 발생 이후 현재까지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친족 간 처벌특례규정에 따라 직계혈족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입건은 가능하다. 의혹을 철저히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초기 수사를 맡았던 완산서 수사팀과 A 경감 간의 부적절한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혐의점이 있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나 현재까지 뚜렷하게 확인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A 경감은 지난주 압수수색을 받은 직후 경찰 내부망에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장문의 항변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다수의 동료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가해자 가족이자 법을 집행하는 경찰 공무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청 장윤기 수사 비위 의혹과 경남청 소속 거제왕 경찰 간부 비위 의혹에 이어 전북청 소속 간부의 증거인멸 의혹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경찰 조직 전반에 대한 쇄신을 요구하는 외부의 비판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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