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예비군 지휘관의 연봉이 무려 수억원... 대체 무슨 일?
2026년 3월 4일 서울 서초구 육군 52보병사단 서초 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진행된 예비군훈련 중 예비군들이 과학화사격 통제시스템을 적용해 실내사격을 하고 있다. / 육군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에서 예비군을 지휘하는 직장예비군 부대 지휘관이 얼마를 손에 쥐는지가 뜬금없이 관심을 끌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두 회사의 직원 성과급이 1인당 수억원대로 불어나면서 웨이퍼 한 장 만들지 않는 이들 지휘관의 통장에도 거액이 꽂히게 돼서다.

직장예비군 부대 지휘관 자리는 전역한 대령·중령이 예비군 편성과 훈련 계획을 맡는 후방 보직이다. 그런데 근무지가 삼성전자 기흥이나 SK하이닉스 이천이면 대우가 달라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사업장은 관련 법령에 따라 직장예비군 부대를 운영한다다. 지휘관은 국방부 예비전력관리 업무담당자 선발시험을 거쳐 뽑힌다. 서류심사와 체력검정, 면접시험을 차례로 통과해야 자리를 얻는다.

이데일리 최근 보도에 따르면 공석이 심심찮게 나온다. 삼성전자 기흥여단 2대대 3중대장 모집은 올해 2월 공고에 올랐다. 삼성전자 기흥여단 중대장과 SK하이닉스연대 대대장 자리는 지난해 비었다. 중대장은 주로 중령, 대대장은 대령 출신 전역 장교가 지원한다.

이들은 군의 검증을 받지만 임용된 뒤에는 신분이 회사 소속 근로자로 바뀐다. 임금은 회사가 주고 사내 복지와 성과급 규정도 그대로 따라붙는다. 하는 일은 평시 예비군 편성·훈련 관리와 전시 동원계획 수립이다.

전역 장교들 사이에서 대기업 직장예비군 지휘관은 알짜 자리로 통한다. 통상 부장급 처우와 복지를 받는 데다, 군 경력을 살려 대기업에 발을 들이는 몇 안 되는 통로여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 자리가 하나 나면 지원자가 몰린다는 게 군 안팎의 설명이다. 어마어마한 성과급 규모가 화제를 모으면서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가 성과급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새로 만들고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원 안팎을 기준으로 하면 특별경영성과급 재원만 3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과 OPI를 합쳐 최대 6억원 안팎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쪽은 계산이 더 화끈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로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올해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어서면 재원은 20조원을 웃돈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영업이익을 210조~230조원대로 보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말 3만4549명이던 임직원 수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6억원을 웃도는 성과급이 돌아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급액의 80%는 그해에 주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나눠 준다.

직장예비군 지휘관도 회사 내규상 성과급 지급 대상이다. 이 때문에 이들 역시 수억원대 보상을 챙길 것으로 업계는 본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선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시설관리 직원까지 거액 성과급을 받는다는 뜻으로 "오리에게 밥만 줘도 성과급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돌았다. 기여도보다 소속이 보상을 가르는 구조를 꼬집은 말이다.

이런 자조 뒤에는 소속에 따라 벌어진 보상 격차가 있다. 잘나가는 사업부에 속하면 지원 직군도 목돈을 쥐지만,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엔지니어라도 적자 사업부 소속이면 보상이 뚝 떨어진다. 이 격차를 두고 상대적 박탈감과 '노노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비메모리 인력이 메모리사업부나 경쟁사로 옮기려는 움직임의 한 원인으로 성과급 격차가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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