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1위 작가'의 황당한 사기 행각... 심지어 그것도 거짓말

최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대한민국 탐문'을 쓴 이병한(47) 작가가 자신을 광주과학기술원(GIST) 특임교수라고 소개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이 대학과 아무런 교원 관계가 없는 허위 직함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 임금 체불과 채무 불이행 의혹에 이어 "돈을 빌려준 뒤 돌려받지 못했다"는 피해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이병한 작가 / '매불쇼' 유튜브 영상 ㅋ캡처

JTBC는 7월 31일 '뉴스룸' 코너에서 이 작가의 허위 직함 사용 정황과 추가 피해 사례를 단독으로 전했다. 전날 이 작가의 임금 체불·채무 불이행 의혹을 처음 보도한 데 이은 후속 보도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작가는 그동안 강연과 북토크 등에서 자신을 GIST 특임교수로 소개해 왔다. 이 작가는 한 북토크에서 "저는 이병한이고, 광주에 있는 과학기술원 특임교수로 있으며 원래는 역사학자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GIST 측은 이런 직함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GIST 관계자는 "이 작가는 GIST 겸임교수나 특임교수 등의 교원 신분이 아니고, 그 밖의 계약 관계도 없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GIST가 주최한 포럼의 준비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을 뿐 학교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GIST는 이 작가에게 여러 차례 허위 직함을 쓰지 말라고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GIST 관계자는 "해당 직함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유선으로 안내하고 사용 중단을 요청했는데도 GIST 특임교수 직함이 계속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GIST는 지난 5월 이런 경고를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이 작가는 사실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전히 답하지 않고 있다고 JTBC는 전했다. 다만 이 작가는 전날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 초강대국론'을 담은 짧은 글을 올렸다.

돈을 빌려준 뒤 돌려받지 못했다는 피해자는 청년만이 아니었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남모 대표는 이 작가에게 1000만원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다고 JTBC에 밝혔다. 차용증에는 3주 안에 갚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었다. 남 대표는 이 작가가 "젊은 친구들과 회사를 만들어 유라시아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돈을 빌렸다고 전했다.

책을 통해 이 작가를 알게 됐다는 남 대표는 처음에는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돈은 돌아오지 않았고 이 작가는 잠적했다. 남 대표는 "연락할 때마다 '죄송합니다, 곧 됩니다'라고 하더니, 지난해 11월 이후로는 카카오톡을 보내도 읽지도 않고 회신도 없다"고 말했다.

이 작가의 첫 북토크 장소를 주선해 줬다는 지인 B씨도 2024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을 빌려준 뒤 돌려받지 못했다고 했다. B씨는 이 작가와 통화에서 그가 "괜찮은 청년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년을 앞세워 사람을 모은 뒤 연락을 끊는 방식은 앞서 제기된 의혹과도 닮아 있다. 정모(28)씨와 당시 25세였던 A씨 등은 JTBC 이전 보도에서 이 작가가 투자 유치를 약속하며 법인을 세운 뒤 임금을 주지 않았고,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2020년 한 북 콘서트에서 이 작가를 처음 만난 뒤 '미디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이 작가가 200억원 투자를 받기로 했다며 회사를 차리자고 해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약속한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씨는 이 작가에게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2000만원을 빌려줬고, 이후 투자확약서까지 받았으나 해당 투자자가 사기 혐의로 구속되면서 결국 7000만원이 넘는 빚만 떠안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25세였던 A씨도 이 작가가 청년 4명과 '기후 위기 프로젝트'를 하겠다며 회사를 세웠으나, 후원금이 들어오지 않아 석 달 동안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2020년 6월부터 8월까지 이 작가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며 "연락은 안 되는데 월급은 나가야 해 방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고, A씨 등은 고용노동청에 신고한 뒤에야 밀린 임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그동안 여러 유튜브 방송과 강연에서 '한국이 미래 패권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젊은 미래학자로 주목받았다. 방송에서는 "유엔은 이제 끝났고, 새로운 세계 기구를 우리가 직접 설계하자"거나 "서울이 제국적 아우라를 풍기는 도시가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 갔다. 전망이라기보다 소망에 가까운 이런 말은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유력 인사들이 자신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식의 자기 홍보와 함께 번듯한 직함이 이런 주장에 신뢰를 더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이 작가는 현재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 작가에게 연락했으나 전화는 착신이 금지돼 있었고 문자와 메일에도 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