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만든 기적'...더위 속에 울던 남성, 30년 만에 가족 상봉

기록적인 폭염 속 길거리에서 울고 있던 한 남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구조된 뒤, 무려 30년 전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했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AI 이미지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7일 "전날 오전 7시 36분께 '길에서 사람이 울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장기 실종자를 발견해 가족 상봉을 도왔다"고 밝혔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도촌파출소 손성욱 경사와 모성갑 경사는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노상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던 강모(57) 씨를 발견했다. 연일 이어진 폭염 속에서 강 씨는 온열질환 증세를 보이며 탈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도착한 손 경사는 먼저 강 씨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온열질환이 의심되자 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을 식혀 체온을 낮추고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며 상태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신원을 조회한 경찰은 뜻밖의 사실을 확인했다. 강 씨가 수십 년 전 가족에 의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장기 실종자였던 것이다.

조사 결과 강 씨는 전남 여수에서 생활하던 시절 선천성 소아마비를 앓고 있었으며, 치료비와 생활비 등으로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약 30년 전 스스로 고향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 사업에 도전했지만 실패를 겪었고 연고도 없는 경기도 성남으로 흘러들어왔다. 최근 6년 동안은 일정한 거처 없이 노숙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강 씨의 사연을 들은 손 경사는 가족에게 연락해 보자고 여러 차례 설득했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강 씨도 약 1시간에 걸친 설득 끝에 가족에게 연락하는 데 동의했다.

경찰의 전화를 받은 친형은 "정말 살아 있느냐. 당장 가겠다"며 믿기 어려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형은 곧바로 전남 여수에서 성남으로 출발했고 약 5시간 만에 도촌파출소에 도착했다. 30년 만에 다시 만난 형제는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긴 시간을 보냈고 이후 함께 고향 여수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온열질환 신고가 장기 실종자 발견과 가족 상봉으로 이어진 특별한 사례로 남게 됐다.

성남중원경찰서 임동호 서장은 "온열질환 의심 환자를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신원을 확인해 실종자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가족 상봉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연은 전국적으로 폭염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최근 전국에는 폭염특보가 연일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도 열사병과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으며, 고령층과 노숙인, 야외 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의료진은 폭염 속에서는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한낮 야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지럼증이나 의식 저하, 심한 피로감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체온을 낮추고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