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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일시청소년쉼터 더작은별·인천 유니버스, 휴가지 위기청소년 찾아 나서… ‘해변 아웃리치’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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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이라는 말이 가장 무겁게 쓰이는 곳이 바다다. 육지에서는 사라진 사람이 대체로 그 근처에 있지만 바다에선 다르다. 물에 빠진 순간부터 사람은 해류를 타고, 바람에 밀리고, 파도에 떠밀려 끊임없이 움직인다.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실종자는 처음 빠진 자리에 없다. 속초시가 사람 모양의 마네킹을 바다에 예순 번 던지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냉정한 사실에서 출발한다.

속초시가 속초해수욕장 앞 1㎢ 바다를 실험장으로 삼는다. 사람을 본뜬 인체 모형을 되풀이해 띄운 뒤 그것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흘러가는지를 낱낱이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모은 표류 기록에 인공지능(AI)을 얹으면 다음번 사고 때 실종자가 있을 만한 곳을 더 빨리 짚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속초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안전 선도모델 개발 과제'에 뽑혀 정부출연금 5억8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민간 부담금 1억9300만원을 합쳐서 마련한 전체 사업비가 7억7333만4000원이다. '연안 및 해양사고 실종자 신속 수색을 위한 위치추적 및 표류 예측 기술 개발'이라는 이름의 이 연구는 올포랜드 DX사업본부가 수행한다.
실험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연구진은 물 위에 뜨는 표류형과 가라앉는 침강형 등 세 종류의 인체 모형에 표류 부이를 더해 바다에 내려놓는다. 각 모형이 언제 어디로 움직였는지를 시간 단위로 남기고, 이를 국립해양조사원이 내놓는 해양예측 자료와 맞대어 본다. 인체 모형만 예순 차례, 시간으로 따지면 2310시간에 이른다. 부이 실험도 네 차례, 280시간이다. 바다가 하루하루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는지를 단 몇 번의 실험으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기에, 수십 번을 되풀이해 그 변덕을 통째로 데이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바다에 사람 모형을 던져 흐름을 좇는 시도가 세계 최초는 아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연구진은 2017년부터 이듬해까지 마서스비니어드 앞바다에서 부이와 실물 크기 마네킹을 실제로 흘려보냈다. 흩어진 표류물이 어느 해역으로 모여드는지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실제로 들어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마네킹과 부이는 알고리즘이 미리 지목한 지점으로 흘러갔다.
국내에도 전례가 있다. 2020년 서해에서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사건 당시, 해양경찰은 실종자와 체격이 비슷한 물체를 바다에 던져 그 경로를 뒤쫓았다. 표류 예측 시스템과 모형 실험 결과를 근거로 이동 가능 경로를 그려낸 것이다. 당시엔 모형이 잠시 시야에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바람에 실험이 어그러진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지만, 해경은 위치 기록을 종합하면 해수 흐름 예측과 엇비슷한 경로가 그려진다고 맞섰다. 속초의 실험이 이들과 갈라지는 지점은, 축적한 데이터를 AI 모델과 디지털트윈까지 한 줄로 이어붙인다는 데 있다.
연구는 까다롭다. 사람은 나무토막처럼 한결같이 떠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몸집이 크고 작음에 따라 물에 잠기는 깊이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넓이가 달라지고, 옷을 입었는지 구명조끼를 걸쳤는지에 따라 바람을 받는 정도마저 제각각이다.
무엇보다 자세가 변수다. 물 위에 선 채 떠 있느냐, 누운 채 떠 있느냐에 따라 흘러가는 방식이 달라진다. 중국 남중국해의 한 실험에서는 곧추선 표류체가 누운 표류체보다 덜 멀리 떠내려갔고, 바람에 반응하는 정도도 서로 어긋났다. 최근에는 선 모형과 누운 모형에 구명뗏목과 어선 모형까지 나란히 놓고 바람과 파도, 해류가 표류에 각각 어떤 몫을 하는지 견주는 연구까지 등장했다. 파도가 밀려오는 방향과 바람이 부는 방향을 함께 셈에 넣어야 비로소 경로를 제대로 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번 속초 실험의 승부처는 마네킹을 사람과 얼마나 똑같이 빚느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조건의 기록을 얼마나 많이 그러모으고 그것을 실제 바다 데이터와 얼마나 정밀하게 포개느냐에 달렸다.
AI가 바다를 한 번 훑어보고 대뜸 "실종자는 저기 있다"고 외치는 그림은 아니다. 원리는 오히려 켜켜이 쌓는 쪽에 가깝다. 해류와 바람, 파도라는 바탕 위에 실제 모형과 부이가 남긴 발자취를 겹쳐 얹고, 어떤 조건에서 물체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학습시킨다. 그런 뒤 새 사고가 터지면 그날의 바다 상태를 입력해, 실종자가 있을 법한 자리와 훑어야 할 범위를 되짚어 계산한다. 속초시는 여기에 이 지역만의 데이터를 보탠다. 속초 앞바다에서 직접 건져 올린 표류 기록을 쌓아, 이 바다의 성질을 반영한 예측 모델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완성된 결과는 속초시의 디지털트윈 위에 펼쳐진다. 사고가 나면 지도에 그 지점을 찍고, 그 시각의 해류와 바람을 얹어 실종자가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은 구역을 색칠하듯 보여준다. 수색대가 막막한 바다를 아무렇게나 훑는 대신, 가능성이 짙은 해역부터 먼저 파고들도록 길잡이가 되어 주는 셈이다.
사실 이 기술이 던지는 물음은 ‘AI가 실종자의 위치를 점 하나로 정확히 찍을 수 있는가’가 아니다. 그건 애초에 무리한 기대다. 해류는 시시각각 뒤집히고, 바람과 파도가 서로 얽히며, 지나는 배 한 척이 흐름을 흔든다. 실종자가 아직 살아 있다면 제 힘으로 헤엄쳐 방향을 틀 수도 있다. 그래서 바다 위 수색에 정작 필요한 것은 완벽한 한 점이 아니라, 가능성 높은 범위를 얼마나 잽싸게 좁혀 주느냐다. 세월호 참사 때도 사고 해역의 표류 예측과 조류·유속 자료가 수색과 구조를 뒷받침한 바 있다.
속초시가 굳이 바다에 마네킹을 던지는 까닭도 바로 그것이다. 예순 번의 실험이 당장 "사람은 이쪽으로 흐른다"는 정답을 건네주지는 않는다. 다만 실험마다 남는 무수한 어긋남과 되풀이되는 흐름의 결이 데이터가 되고, AI는 그 결을 읽어 다음을 가늠한다.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어디부터 뒤져야 하는지를 단 몇 분이라도 앞당겨 일러 주기 위해서다. 바다 위에서 그 몇 분은 수색 범위 전체를 바꿔 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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