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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K55)에 무단침입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어떤 단체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진연 소속 학생 8명은 지난 4일 오전 10시 15분쯤 오산공군기지 정문으로 뛰어 들어가 "호남 반도체에 시비 거는 미 7공군 박살내자"고 외치며 기지에 침입했다. 미군은 이들을 현행범으로 붙잡아 한국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한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8명 중 5명은 풀려났고, 3명이 구속됐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김규화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6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학생 4명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3명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구속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대진연은 그동안 반미 활동과 친북 논란으로 여러 차례 도마에 오른 단체다. 이 단체는 2019년 10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며 서울 주한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침입했다가 붙잡혔다. 이들 중 4명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대진연은 '백두칭송위원회'를 꾸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강성 NL(민족해방) 계열로 분류되는 대진연은 소속 간부 상당수가 몸담은 국민주권당과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
대진연의 친북 성향은 이 단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대진연TV'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대진연은 이 채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모임 발표대회' 출품작이라며 꾸준히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핵',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심부름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악협곡도시' 등의 제목이 붙은 이 영상들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하나같이 미화하고 떠받든다.
'산악협곡도시' 편은 태풍 피해를 입은 탄광도시 검덕지구를 김 위원장이 직접 챙겼다는 내용을 담았다. 붕괴 위험이 있는 철길을 김 위원장이 걸어서 현장을 둘러봤고, 5년 안에 2만5000세대의 주택을 짓겠다고 밝힌 뒤 두 달 만에 무너진 300여 세대를 복구했다는 식으로 그의 지도력을 부각한다. '미래' 편은 조선소년단 대회와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은 김 위원장이 학생들을 국가 인재로 키운다는 내용이다. 김 위원장이 어린이의 편지에 친필로 답장을 보냈다는 일화까지 미담으로 소개한다. '심부름꾼' 편은 인민의 심부름꾼이 되자는 이른바 '심부름꾼당건설사상'을 내세우며 수해 복구와 교복 공급을 모두 김 위원장의 헌신으로 그린다.
'핵' 편은 북한의 핵 개발을 정당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영상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과 김 위원장의 핵무력 완성 선언, 2022년 핵무력 법령, 2023년 헌법에 핵무력 강화 정책을 명시한 일 등을 잇달아 긍정적으로 소개한다. 핵을 두고는 '평화를 지키는 수단'이라는 북한 측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가 하면 러시아공산당의 한 인사가 김 위원장을 치켜세운 발언까지 실었다.
대진연은 그 밖에도 여러 차례 물의를 빚었다. 이 단체는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인사들의 선거사무실과 유세 현장에 나타나 선거 방해·낙선 운동을 벌여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번 오산기지 침입도 이런 노선의 연장선에 있다. 대진연은 사건 직후 유튜브 채널에 석방 촉구 탄원서를 올려 "미국이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건설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주한미군을 두고 "이 땅에 점령군으로 들어와 무상으로 기지를 사용하고, 우리나라를 한낱 병참기지로 여기고 전쟁 연습에 미쳐 있는" 존재라며 "날강도들이자 전쟁 범죄자들"이라고 규정했다. 군사시설을 무단으로 침입한 불법 행위는 "항의 방문"으로 표현했다.
침입한 학생 8명 가운데 한 명의 어머니인 황선 함께만드는통일세상 평화이음 이사는 페이스북에 연이어 글을 올려 이번 사건을 감쌌다. 황 이사는 미군과 경찰의 대응을 비난하며 "감히 이 청춘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이 청춘을 가둔 자들은 국적 불문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딸을 두고는 "더 빨리 더 대범하게 역사적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듯해서 대견하다"고 했다. 군사시설 무단침입을 독립운동에 빗대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황 이사는 과거에도 친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2005년 북한의 집단체조 '아리랑 축전'을 보기 위해 만삭의 몸으로 방북했다가 조선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평양산원에서 둘째 딸을 낳아 '평양 원정출산' 논란을 빚었다. 2015년에는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의 혐의로 구속됐으나, 1심 유죄가 항소심에서 뒤집혀 2021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5000여만원의 형사보상금 지급 판결도 받았다.
대진연이 오산기지 침입의 명분으로 내세운 '백린 누출' 주장의 근거는 분명하지 않다. 황 이사는 미 7공군이 오산기지에서 신고한 물질이 백린이 아니었다고 발표한 사실을 자신의 글에서 언급하면서도 이를 미군을 위한 변론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군이 폭력적으로 진압했다는 주장 역시 구속된 학생들의 일방적 진술을 전한 것으로, 객관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대진연은 평택경찰서 경찰이 학생들을 48시간 동안 유치장에 가둔 채 수갑을 채워 조사했고, 이유 없이 면회를 막았으며, 구속영장 신청 사실조차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아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대진연과 관련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고리로 주한미군 철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황 이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겨 게재한 국민주권당 정책위원회 명의의 시론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주한미군기지를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며 "자주 없이는 안보도 없고 평화도 없다"고 주장했다. 미군 철수와 '자주'를 앞세운 이런 구호는 북한이 오랫동안 대남 선전에서 되풀이해 온 주장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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