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16명·민원 24건… 인천공항 “자발 퇴거 요청” vs 인권단체 “즉각 중단”

인천국제공항 내 노숙인들에게 내려진 퇴거 조치를 두고 인권단체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이용객의 안전과 시설 운영을 위한 필수 조치라며, 자활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은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출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측에 퇴거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홈리스행동은 인천공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의 상황을 개인의 일탈로만 볼 수 없다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방기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당장 거처가 필요한 노숙인에게 임시 보호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지원체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단체 "퇴거 조치 중단해야"… 공항 노숙인 16명 장기 체류

홈리스행동은 퇴거와 단속을 통해 노숙인을 다른 장소로 밀어내는 방식은 문제를 다른 곳으로 전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시에도 거리 노숙인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시설 입소를 권유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원주택과 임시 주거지원 등 노숙인이 접근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긴급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공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의 물건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다.

연도별 노숙인 현황. /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퇴거명령서에는 여객터미널 내 노숙을 즉시 중단하고 공항 밖으로 퇴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퇴거 요청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공항시설법에 따라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 처분을 받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인천공항공사가 파악한 공항 내 장기 체류 노숙인은 약 16명이다. 공사는 2주 이상 공항에 머문 사람을 기준으로 현황을 집계하고 있다.

공사 "이용객 안전·공항 운영 위해 퇴거 요청"

인천공항공사는 노숙인을 상대로 무조건적인 강제퇴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원활한 공항 운영과 이용객 안전 확보, 불편 최소화를 위해 공항시설법에 따라 노숙인을 대상으로 계도하고 자발적인 퇴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시설법 제56조 7항은 공항 내 노숙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공항운영자가 해당 행위를 제지하고 퇴거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요 민원 사례. /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공사는 여객이 몰리는 휴가철에는 공항 질서와 안전관리가 중요하며, 일부 노숙인이 여객 동선에 있는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인천공항에서 접수된 노숙인 관련 민원은 24건이다. 카페 및 벤치 좌석 차지, 욕설과 고성, 음주 등이 주요 민원 내용이다.

임시주거·일자리 등 자활 지원도 병행

인천공항공사는 퇴거 요청과 함께 노숙인의 자립과 사회복귀를 위한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활기관 ‘내일을 여는 집’과 연계해 임시주거와 일자리 지원을 안내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기초생활보장 등 노숙인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도 지속해서 안내하고 있다.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전문상담과 진단, 치료 등 노숙인의 상황을 고려한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의 원활하고 안전한 운영을 유지하면서 지방자치단체 및 자활기관과 협력해 노숙인의 자립과 사회복귀를 지원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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