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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을 꺼내자 서울시가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8·13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직후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보다는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는 것이 서울의 주택 수요에 더 직접적인 해법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 확대 등 일부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집을 지을지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의 시각차가 드러난 셈이다. 정부는 이미 훼손된 그린벨트 등을 중심으로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13일 정부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발표 이후 낸 입장문에서 서울지역 그린벨트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반대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그린벨트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녹지 공간을 보전하기 위해 개발을 제한하는 지역이다. 서울시는 이런 녹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것은 다른 방법이 충분하지 않을 때 검토해야 할 최후의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대신 이미 직장과 교통,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는 것이 서울의 실제 주택 수요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달리 그린벨트 전체를 무분별하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된 지역을 중심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수도권 주택 공급과 관련해 3·4등급 등 상대적으로 훼손된 그린벨트를 중심으로 공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대책이 시민 생활과 서울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용임에도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마련·발표됐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특히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사업 대상지와 추진 방식은 서울시와 사전에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서울시는 기존 후보지 가운데 사업 추진에 적합하지 않아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지역이 정부 계획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대상지를 확정하기 전부터 서울시와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주택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업무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정 물량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교와 교통 등 기반 시설 확충, 지역사회 수용성 확보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정부 대책 가운데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고,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산정 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시공사 선정 과정의 수의계약 요건과 공원·녹지 의무 확보 기준도 일부 완화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그동안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규제 개선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비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주민 동의를 얻기 어려웠던 부분이나 사업비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여 임대주택의 인수 가격을 현실화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역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PF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사업 자체의 미래 수익성을 바탕으로 조달하는 금융 방식이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공사비와 사업비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정부 대책만으로는 정비사업의 속도를 충분히 끌어올리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 비율 조정 등 사업성과 거래 여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과제가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는 것이다.
용적률은 일정한 땅에 얼마나 많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같은 부지에서도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 역시 단순히 LTV 산정 방식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주민의 자금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임대와 금융 분야에서도 PF 보증 확대, 신축주택 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LTV 완화 등은 민간의 공급 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금융 규제만 완화하고 세제나 실거주 요건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실제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며 관련 규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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