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와이어
시노펙스, 국내 최초 인공신장기 식약처 품목허가 획득

위키트리
한 끼에 700만원인 밥을 두 번이나 먹었다.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에게 100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을 후원한 직장인 여성이 스스로 관계를 끊었다는 글을 1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렸다. 소속 회사가 삼표시멘트로 표시된 글쓴이는 자신을 ‘BJ한테 빠진 호구 한녀’라고 소개하며 이른바 '엑셀 후원'을 반복하다 마지막으로 상대가 요구한 금액까지 채워 준 뒤 이별을 고했다고 적었다. BJ는 "돈을 주지 않아도 되니 평생 곁에 있어 달라"며 붙잡았지만 더는 넘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상대는 글쓴이보다 11세 어린 22세 남성 BJ였다. 글쓴이는 그를 "연예인급 외모"라고 표현하며 "평범하게 살아온 내가 평소라면 만날 일이 없었을 유형"이라고 했다. 개인 메신저로 따로 연락을 주고받고 전화 통화까지 하며 살갑게 대해 준 점에 마음이 기울었다고 했다. 글쓴이는 지난 7월 초부터 빠져들었다고 했다.
지출 규모는 상당했다. 후원 대가로 성사되는 오프라인 만남, 이른바 '식사 데이트'를 두 차례 하며 회당 700만원씩 모두 1400만원을 썼다. 만난 곳은 서울 청담동의 소고깃집.
자신이 쓴 총액에 대해 글쓴이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쓴 사람들에 비하면 많지 않다"라고 했다. 한 이용자는 정황을 근거로 글쓴이가 2000만원 안팎을 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글쓴이는 "부모님에겐 억 단위를 썼는데 정작 나 자신에겐 못 쓴다"며 "다행히 빚을 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후원을 멈추지 못한 배경으로는 순위 경쟁 구조를 꼽았다. 글쓴이는 "위에 있는 사람을 이기려면 후원 금액이 그보다 많아야 한다. BJ가 개인적으로 연락해 이기고 싶다고 부탁하길래 후원했다"고 설명했다.
관계를 정리한 뒤 심경도 털어놨다. 글쓴이는 "짝사랑하던 상대에게 내 존재를 알렸으니 후회는 없다"면서도 "이별을 고하고 나서 혼자 많이 울었다. 조만간 정신과를 찾을 예정"이라고 적었다. 일부 이용자가 "예전에도 비슷한 글을 본 것 같다"고 하자 글쓴이는 과거에도 같은 고민을 올린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글쓴이가 언급한 엑셀 후원은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논란이 된 '엑셀방송'과 맞닿아 있다. 엑셀방송은 여러 BJ가 함께 출연해 실시간 후원 금액 순위를 엑셀 표처럼 화면에 띄우고 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이다. 아프리카TV(현 SOOP)에서 시작돼 여러 플랫폼으로 번졌으며, 순위를 끌어올리려는 시청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도록 설계돼 있다. 2023년 BJ 커맨더지코가 약 364억원의 별풍선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며 그 수익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구조는 개인의 경제력을 넘어서는 후원으로 이어지기 쉽다. 별풍선의 하루 구매 한도는 100만원이지만, 별도의 상품권 판매 사이트를 거치면 한도 없이 결제할 수 있어 우회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한 중소기업 경리 직원이 회삿돈 4억2000만원을 횡령해 이 가운데 1억5000만원가량을 별풍선 결제에 쓴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3월 엑셀방송 진행 BJ 8명 등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미 건넨 후원금을 되찾기는 쉽지 않다. 현행법은 엑셀방송을 도박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금전적 이득을 얻는 쪽이 후원자가 아니라 BJ이기 때문이다. 미성년자가 아닌 이상 후원금을 돌려받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이유다. 이 때문에 자율 규제에 기대기보다 일일 후원 한도를 강화하거나 경쟁 시스템 자체를 손보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도한 후원에서 벗어나려면 결제 수단부터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후원에 쓰는 카드의 한도를 낮추거나 결제 앱을 지우고, 별풍선을 우회 충전할 수 있는 상품권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는 것이 출발점이다. '순위를 이겨 달라'는 요청이나 개인 메신저를 통한 사적인 접근은 후원을 끌어내기 위한 장치일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미 낸 돈을 되찾으려 매달리기보다 추가 지출을 끊는 데 집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조절이 어려운 상태라면 도박 중독에 준하는 상담이 도움이 된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국번 없이 1336번으로 무료 전화 상담을 운영하며, 채팅·문자·카카오톡 상담과 자가 점검도 제공한다. 상담 내용은 비밀이 보장된다.
상당수 네티즌은 글쓴이를 응원했다. "잘 끝냈다. 치료 잘 받고 잘 살아라" "지금이라도 돌아왔으면 된 것이다. 병원에서 상담을 잘 받아라"며 일상 복귀를 격려했다. 지출 규모에 놀라 따끔한 말을 건네는 반응도 있었다. "그 돈으로 차라리 주식을 하라" "부모에게 쓰지 그랬냐"는 안타까움 섞인 쓴소리가 잇따랐다.
몰입의 심리를 궁금해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어떤 정신이면 저런 데 빠지는지 궁금하다" "현실의 사람이 아니라 왜 BJ에게 애정을 줬느냐"는 물음이 이어졌다. 글쓴이는 "아닌 척해도 외로웠던 것 같다"고 답했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