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양도 후 100m 인근에 스터디카페 차려 고객 빼 간 업주, 법원은 이렇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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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을 4500만원의 권리금을 받고 양도한 뒤 불과 반년여 만에 근거리에서 유사한 형태의 스터디카페를 창업한 전 사업주가 법원으로부터 영업 폐지 및 위자료 배상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방법원은 명시적인 약정이 없었더라도 상법상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가 발생한다고 판단했으며 세법상 업종코드나 과세 형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학습 공간 제공업으로 규정해 양수인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했다.

이 판결은 최근 급증하는 공간 임대업 양수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당사자 간의 상권 침해 분쟁에 명확한 법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19일 한국경제 등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방법원 제17민사부는 원고 A 씨가 피고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경업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주장을 대부분 인용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피고 B 씨가 현재 운영 중인 스터디카페 영업을 즉시 폐지할 것을 명령했다.

소송의 전말은 2024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원시 일대에서 독서실과 교습소를 통합해 운영하던 B 씨는 A 씨와 상가건물 임대차 권리금 계약이라는 명칭의 서면 계약을 체결하고 자신이 운영하던 독서실 시설 및 영업권을 권리금 4500만원을 받고 넘겼다.

A 씨는 약정된 계약금과 잔금을 지정된 기일에 전액 지급했다. 이후 기존 독서실 상호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으며 기존 직원의 고용관계와 기존 고객들의 매출 데이터까지 모두 포괄적으로 승계받아 영업을 이어갔다.

당시 양 당사자 간에 계약서상 별도의 경업금지 약정 조항은 삽입되지 않았다.

법적 분쟁은 A 씨가 독서실 영업을 개시한 지 8개월이 경과한 2025년 5월 무렵 촉발됐다.

양도인 B 씨는 자신이 A 씨에게 넘긴 기존 독서실 사업장과 직선거리로 불과 110m 떨어진 같은 동네 건물에 별도의 스터디카페 사업장을 새롭게 차리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B 씨가 새로 오픈한 스터디카페는 이용객의 출퇴근 시간 기록 관리 및 개인 휴대폰 의무 수거 시스템 체계적인 학습 플랜 점검 관리와 내부 소음 유발 시 벌점을 부과하는 등 강도 높은 밀착 관리 서비스를 내세워 지역 학생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독서실을 이용하던 충성 고객들이 B 씨의 신규 스터디카페로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자 영업상 타격을 입은 A 씨는 소송을 불사했다.

A 씨는 B 씨의 행위가 "상법 제41조에 따른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A 씨가 제출한 소장 내용에는 현재 운영 중인 스터디카페 영업의 즉각적인 폐지와 향후 10년간 해당 지역 내 동종영업 금지 조치, 그리고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투입한 환경개선 공사비 471만원 배상 및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 1000만원 지급 요구가 포함됐다.

피소된 B 씨는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B 씨는 "계약서 제목도 권리금 계약서라 영업양도가 아니며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는 동종영업이 아니어서 경업금지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 논리를 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우선 체결된 계약의 성격을 영업양도로 규정했다. 양도 계약의 표면적인 명칭이 권리금 계약서라 기재돼 있더라도 실제 계약의 내용이 권리금을 대가로 독서실의 물리적 영업시설과 영업 운영에 관련된 일체의 유기적인 재산적 가치를 양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는 상법 41조가 정한 명백한 영업양도 행위에 해당한다고 법률적으로 판단했다.

가장 치열하게 대립한 독서실과 스터디카페의 동종 영업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B 씨 측은 법정 변론을 통해 두 사업장의 사업자등록증상 국세청 업종코드가 엄연히 다르고 학원법의 적용을 받는 독서실은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 사업장인 반면 자유업으로 분류되는 스터디카페는 부가가치세 일반 과세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별성을 부각했다.

또한 공간 대여 이용 가격 책정 방식에 있어서도 기존 독서실은 월평균 10만~14만원 선이었으나 본인이 새로 차린 관리형 스터디카페는 월 43만~54만원 선으로 서비스의 타깃과 질이 다르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B 씨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는 본질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학습 공간을 제공하는 장소라는 측면에서 동질성을 지닌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했다.

특히 B 씨가 신규 영업을 개시한 이후 기존 독서실에서 스터디카페로 이동한 실제 고객 인원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두 사업장이 인접 상권 내에서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음을 강력하게 방증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부가가치세 면세 여부나 국세청 업종코드의 차이는 단지 조세 행정적 측면에서의 분류표일 뿐 상법상 동종 영업을 구분하는 본질적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이러한 법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피고 B 씨에게 현재 운영 중인 스터디카페 영업을 폐지할 것을 명령했다. 아울러 수원시 및 인접한 시군 행정구역 내에서 오는 2034년까지 10년 동안 독서실 스터디카페 및 이와 유사한 동종 영업을 B 씨 본인이 스스로 영위하거나 제3자를 통해 우회적으로 운영하게 해서도 안 된다고 판결했다.

특히 법원은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된 이후에 B 씨가 재판부의 명령을 어기고 의무를 위반할 경우 그 위반 일수 하루당 30만원의 간접강제금인 위약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해 판결의 실효성을 담보했다.

원고 A 씨가 청구한 손해배상 내역 중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지출했다고 주장한 독서실 내부 리모델링 및 책상 교체 비용 471만원 청구 건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기존 시설 노후화로 인한 자체 영업비용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해 해당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경업금지 의무 위반이라는 불법 행위로 인해 양수인이 겪은 정신적 고통을 법적으로 인정해 B 씨가 A 씨에게 위자료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최종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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