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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결혼식에 하객으로 갈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미용실 문을 열었던 20대 여성이 몇 시간 뒤 거울 앞에서 오열했다. 턱선 길이의 단발을 부탁했는데 뒷머리가 바리깡에 밀려 목덜미가 훤히 드러난 채로 잘려 나온 탓이다. 이 여성은 "결혼식은커녕 집 앞 편의점도 나가기 힘든 상황"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미용실에 원하는 길이를 말했는데 전혀 다른 머리로 잘려 나왔다는 취지의 글이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25세 여대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대구의 한 미용실을 찾았다고 했다. 미용사에게는 사진까지 보여주며 턱선 정도 길이의 '테슬컷'으로 잘라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테슬컷은 일자 단발을 유지하되 끝부분 숱을 쳐 무게감을 줄이는 스타일이다.
A씨에 따르면 시술 도중 미용사가 바리깡으로 뒷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A씨는 "그전까지 머리를 바리깡으로 자른 적이 없어 테슬컷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작업인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머리가 계속 짧아지자 불안해진 A씨는 중간에 "너무 짧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미용사는 "이 길이가 귀엽고 잘 어울린다"며 바리깡 작업을 이어 갔다는 것이 A씨 설명이다.
A씨는 "전문가가 하는 말이니 믿고 맡겼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 뒷머리를 만져 보니 까끌까끌했다고 말한 그는 거울로 비춰 본 뒤에야 상태를 확인하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A씨는 "평소 미용사들은 중간중간 거울로 뒷머리와 옆머리 기장을 보여 주며 괜찮은지 묻는데 이곳에선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적었다.
퇴근 후 상황을 들은 A씨 오빠가 미용실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오빠가 "동생이 턱선까지 잘라 달라고 했는데 머리가 너무 많이 올라가 있다"며 "결혼식 참석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데 붙임머리 시술 같은 걸 보상해 줄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원장은 "일단 고객이 직접 와서 머리 상태를 봐야 한다"며 "사진만으로는 얼마나 잘렸는지, 요청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붙임머리 비용을 보상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원장은 그럴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재수정이 가능하면 재수정을 하고, 볼륨 매직 같은 시술로 숱을 잡을 수 있으면 잡아 드린다"고 했다. 오빠가 "매직도 결국 컬이라 머리가 더 짧아지는데 그게 가능하느냐"고 묻자 원장은 매직으로도 숱을 정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빠는 "시술로도 안 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원장은 "그러면 환불을 해 드리겠다"고 답했다. 오빠가 "최소한의 금전적 약속이나 추후 보상 약속이 있어야 동생도 납득할 것"이라며 붙임머리 비용 보상을 요구하자 원장은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해 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장은 "고객에게 죄송하다고 전해달라"고 하면서도 통화 말미엔 "신고해도 된다"고 말했다.
A씨는 "당장 이번 주 토요일에 친구 결혼식에 가야 하는데 밖을 나가지 못하겠다"며 "이번 달 생활비도 빠듯해 내 돈으로 붙임머리 시술을 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신고해 보라는 (원장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사진 속 A씨의 뒷목은 머리카락이 거의 남지 않을 만큼 짧게 밀려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소비자는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미용업을 별도 항목으로 두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요청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경우에는 재시술, 환불, 일부 금액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머리카락은 다시 붙일 수 없기에 이번처럼 원상 복구가 어려운 경우에는 환불과 손해배상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된다.

머리카락 손상이나 화상 등 물리적 피해가 생겼다면 치료비와 손해액을 배상받을 수 있다. 나아가 미용사의 과실이 명확할 때는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에 근거해 위자료와 가발·붙임머리 비용 등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 미용업자는 상법상 공중접객업자에 해당하기에 자신이나 종업원의 과실로 손님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배상 책임을 진다.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한국소비자원 등에 피해구제를 청구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조사를 거쳐 합의를 권고한다. 합의가 무산되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절차로 넘어간다. 배상 요구 금액이 3000만원 이하라면 법원에 소액사건심판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다.
핵심은 증거다. A씨처럼 요청 당시 보여 준 참고 사진, 잘려 나온 결과 사진, 통화 녹음, 네이버 톡톡 대화 내역을 확보해 두면 "요청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유리하다. 미용실이 시술 전 결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는지도 쟁점이 된다. 한국소비자원과 대한미용사회는 이런 분쟁을 예방하려고 시술 전 작성하는 '모발미용서비스 동의서'를 마련해 두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실질적인 조언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테슬컷은 일자 단발에 끝부분 숱을 쳐 내는 방식인데 사진 속 뒷머리는 일직선이 아니다. 테슬컷을 이해하지 못한 미용사 같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은 누리꾼도 있었다. 그는 "나도 파마를 예약하고 갔는데 바리깡을 들더니 짧게 쳐 버렸다"고 했다.
해결 방법을 조언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네이버 리뷰에 사진을 그대로 올리라", "우선 환불을 받은 뒤 차라리 쇼트컷으로 스타일을 바꿔 보라", "급한 대로 가발이나 붙임머리라도 하고 결혼식에 가시라"는 댓글이 달렸다. "너무 심하게 쳤다. 힘내시라"며 A씨를 위로하는 반응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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