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바람피우는 것 같다" 사연에... 누리꾼들 "무섭다, 상담 받아보라"

아내의 외도가 의심된다며 자신의 상상이 지나친 것인지 묻는 남편의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결혼생활 채널에 게시된 이 글에서 누리꾼 대다수는 작성자를 향해 "의심이 과하다",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작성자는 20일 올린 글에서 자신을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이 말도 안 되는 변명, 즉 거짓말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최근 아내를 의심하게 된 정황을 나열했다.

그는 사흘 전 오전 5시쯤 딸과 자다 깨 아내 방으로 건너나 부부관계를 시도하던 중 아내 휴대전화에서 인스타그램 알림 진동이 울렸다고 했다. 평소 아내가 SNS를 하지 않는 줄 알았던 그는 관계 뒤 잠금 상태의 화면에서 인스타그램 알림이 온 것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후 그날 새벽에 온 알림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해 달라"고 아내에게 요구하자 아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고 기억도 안 난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직접 아내의 인스타그램 알림 내역과 소스코드까지 확인했으나 그 시간대에 울린 알림이나 다이렉트 메시지(DM) 흔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시지가 분명히 왔는데 없다고 한 점, 지운 것도 없다면서 왜 없는지는 모른다고만 한 점으로 미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정황으로는 주말 외출을 들었다. 그는 아내가 평소 주말에는 화장을 잘 하지 않는데 그날엔 화장을하고 립스틱까지 바른 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다이소에 다녀오겠다"던 아내가 20여 분 만에 빈손으로 돌아와 "기름을 넣고 왔다"고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결제 내역상 5분 만에 주유소에 도착했는데 돌아오기까지 15분 넘게 걸린 이유를 묻자 아내가 "그냥 그랬나 보지. 나도 모르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이런 정황을 근거로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양육권을 가져오겠다"고 적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댓글 대부분은 작성자가 이상하다고 했다. 상당수 누리꾼은 "휴대폰과 결제 내역까지 다 보여줬는데도 이러면 정신과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하나하나 신경 쓰며 어떻게 사느냐", "이게 의처증"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자기 입장에서 쓴 글인데도 다수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한다면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스타그램 알림을 두고선 "친구가 스토리를 올리거나 인스타그램이 자체적으로 보내는 알림도 있어 새벽에 울릴 수 있다", "앱 하나에 여러 계정을 로그인할 수 있으니 부계정 알림일 수도 있다"는 등의 말이 나왔다.

주유소에서 돌아올 때 시간이 더 걸린 이유를 두고선 "신호 대기와 주차, 차 안에서 잠깐 휴대전화를 보는 시간을 더하면 10여 분은 충분히 늘어난다", "그 10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냐"는 반응이 달렸다.

의심이 든다면 추궁하는 대신 확실한 증거부터 확인하라는 조언도 많았다.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하면 될 일", "정 의심되면 탐정에게 의뢰하고 그게 아니라면 믿으라"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소수에 그치긴 했지만 아내의 행동이 부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안 하던 행동을 하는 데는 대체로 이유가 있다"며 인스타그램 부계정 가능성과 주유소 공백 시간을 의심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다만 이 누리꾼도 "느낌이 이상하면 직접 따지기보다 블랙박스를 확인하거나 사람을 쓰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작성자는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에 "문해력이 떨어진다", "사고력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느냐" 등의 대댓글을 달며 일일이 반박했다.

의사라고 밝힌 누리꾼이 "망상장애 레퍼토리"라고 지적하자 "수준이 좀…"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제목에서 의심이 심하냐고 물어놓고 심하다는 답은 하나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의처증은 정신의학적으로는 망상장애의 한 유형인 '질투형 망상장애'로 분류된다. 전문가 설명을 종합하면, 질투형 망상장애는 단순한 질투와 달리 뚜렷한 증거가 없는데도 배우자가 외도를 했다고 공고하게 확신하는 상태를 말한다. 흐트러진 옷매무새 같은 단편적 단서를 근거로 부정확한 추론을 이어가고, 배우자를 몰래 미행하거나 뒷조사하고 외출을 제한하는 행동이 흔히 나타난다. 상대가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해도 의심이 사라지지 않는 점이 정상적인 질투와 구별되는 지점이다.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기준(DSM-5)에 따르면 망상장애는 최소 1개월 이상 망상이 지속되고, 조현병 진단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망상의 영향을 제외하면 일상 기능이 뚜렷하게 손상되지 않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 때문에 배우자 외도에 대한 망상을 빼면 겉으로는 정상으로 보이는 사례가 많다. 다만 뇌종양이나 치매, 뇌혈관 질환 등 기질적 원인으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질투형 망상장애는 환자 스스로 병이라는 인식(병식)이 낮아 치료가 어렵고, 이혼이나 분리 이후에도 증상이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타살 등 극단적 행동으로 번지기 전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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