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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26일 열리는 창설 공청회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정책실장이 공청회를 주관할 예정이어서 통합 사관학교 구상을 직접 추진해온 장관이 정작 핵심 의견수렴 자리에 빠지는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헤럴드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오는 26일 열리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는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이 주관한다. 안 장관은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청회는 국방부가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해 새로운 국군사관학교를 만드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자리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달 16일 육·해·공사를 통합해 대전 자운대에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겠다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구상에 따르면 통합 사관학교에 입학한 생도들은 저학년 때 육·해·공군 구분 없이 통합교육을 받고, 고학년부터 각 군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각 군 장교로서 필요한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합동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안 장관 역시 그동안 국군사관학교 창설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해왔다.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전 양상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우리 군이 연합작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예 장교를 양성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안 장관의 논리다.
특히 안 장관은 공청회 등에서 수렴한 의견을 종합하고 심층적으로 검토한 뒤 오는 10월 국군사관학교 창설 세부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청회에서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등을 설득하고 통합 방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듣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런 만큼 안 장관이 이번 공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청회가 단순한 설명회가 아니라 통합 사관학교를 둘러싼 찬반 의견을 듣고 향후 세부 계획에 반영하는 자리라는 점에서다.

안 장관의 불참 소식은 기존 사관학교 체제 유지를 주장해온 총동창회 측에서도 불편한 반응을 낳고 있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측은 이번 공청회에는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합 사관학교 추진 자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공식적인 의견수렴 자리에는 참여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동창회 측은 국방부가 그동안 요청한 사항에 충분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공청회를 국방부 정책실장이 주관하고 안 장관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점을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다.
총동창회 측은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실장이 기조발언을 하고 공청회를 주관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통합 사관학교가 현행 사관학교 체제를 유지하는 것보다 예산 측면에서 효율적인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도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통합 사관학교의 필요성과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방부는 미래전과 합동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존 사관학교 측에서는 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군사적·교육적 효과가 무엇인지, 반대로 통합 과정에서 각 군의 정체성과 전문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 장관은 그동안 총동창회와의 갈등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설득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는 과거 기자들과 만나 총동창회와의 갈등에 대해 "전쟁 상황에서도 적과 소통하고 대화하는데, 같은 국방 구성원끼리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지향점은 같다고 강조하면서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좁히겠다는 취지였다.
안 장관은 이어 양측이 언쟁을 벌인 부분이 있다면서도 당장 '화학적 통합'은 어렵더라도 서로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공청회에서 안 장관이 빠지면서 오히려 양측의 간극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안 장관과 총동창회 측은 최근 '현행 사관학교 체제 유지를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하기로 했느냐'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진실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대안 검토 여부를 놓고 양측의 인식이 엇갈린 상황에서 장관이 직접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총동창회 측이 국방부의 의견수렴 의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장관이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방부가 의견수렴 절차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실장이 공청회를 주관하고 총동창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만큼, 이날 제시되는 의견을 향후 통합 사관학교 세부 계획에 반영하는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군사관학교 창설 논의의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는 통합 이후 교육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다. 육·해·공군은 작전환경과 무기체계, 임무가 서로 다른 만큼 일정 수준의 공동교육만으로 합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반대로 통합교육을 확대할 경우 각 군의 전문성이 약화하지 않을지를 놓고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생도 선발과 교육기간, 교수진 구성, 군별 특성화 교육의 시점과 방식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기존 육·해·공사 캠퍼스와 시설을 어떻게 처리할지, 교직원과 생도 등 기존 인력의 이동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넘어야 할 과제다.
예산 문제 역시 핵심 쟁점이다. 국방부가 대전 자운대를 통합 사관학교 부지로 제시한 만큼 새로운 교육시설과 생활시설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기존 사관학교 시설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통합 사관학교를 새로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을 장기적으로 비교해 경제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 문제도 변수다. 국군사관학교가 대전 자운대에 들어설 경우 기존 육·해·공사 소재 지역의 교육·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통합 대상이 되는 각 사관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어떻게 계승할지도 단순한 행정적 통합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국방부는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0월 창설 세부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만큼 정부가 통합 추진을 중단하기보다는 계획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기존 사관학교 구성원과 동문들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향후 추진 과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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