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협회, ‘KFA 성접대 연루 의혹’ 조사 결과 발표… “증거 미발견”

중국축구협회(CFA)가 과거 대한축구협회(KFA)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사건에 자국 협회 관계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으나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 공식 입장문 / 중국축구협회 웨이보 캡처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23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국축구협회 관계자가 한국축구협회의 부적절한 접대 의혹에 관련돼 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협회는 신속히 전담 조사팀을 구성해 관련 사항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 해당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축구협회는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인 조사 대상자의 신원이나 사용된 조사 방식, 조사 범위 등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향후 추가 정황이 발견될 경우 재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협회 측은 "사태의 진행 상황을 계속해서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며 "향후 새로운 사실이나 구체적인 단서가 드러날 경우 즉시 다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9일 한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국 측은 "2012년 1월 한국축구협회가 한국 심판 교류 행사에 참석했던 중국협회 소속 직원 3명에게 부적절한 접대를 제공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사실관계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었다.

‘2011~2012년 KFA 불법 성접대 사건’ 경위

이번 중국축구협회의 조사 계기가 된 대한축구협회의 성접대 사건은 2011년 3월부터 약 1년간 집중적으로 자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전과 2012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등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성패와 운명이 걸린 주요 국제 경기 3건을 비롯해 평가전 4건 등 총 7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외국인 심판 및 경기 감독관 등 10여 명을 대상으로 성접대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남긴 대한축구협회(KFA)가 무능과 카르텔, 불공정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 뉴스1

해당 경기들은 친선 평가전을 넘어 한국 축구의 국제 무대 성과 및 국위 선양과 직결된 공식 예선전 경기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국가대표팀 경기 운영의 공정성 및 판정 중립성과 관련해 중대한 도덕적·법적 문제가 제기되며 안팎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작성한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등 비리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당시 발생했던 성접대 의혹의 구체적인 경위와 실태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문체부 감사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당시 대한축구협회 심판국 소속 직원 2명은 한국으로 입국한 외국인 심판진을 전담 마크하며 성접대를 직접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은 서울 역삼동, 울산 삼산동, 경남 창원 중앙동 등에 위치한 안마시술소 등 유흥업소로 외국인 심판들을 안내한 뒤 축구협회 명의로 발급된 법인카드 2개를 사용해 성접대 관련 비용을 결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확인된 불법 성접대는 총 7차례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뤄졌으며 결제 건당 금액은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108만 원에 달했다. 이런 방식으로 성접대를 제공받은 외국인 심판 및 축구 관계자는 총 2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보고서상에 성접대를 제공받은 심판들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이나 개별 신원은 명시되지 않았다.

체계적 서류 조작 및 내부 결재 라인을 통한 조직적 은폐

성접대에 집행된 비용을 회계상 정산하는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직원들이 불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서류를 조작하고 허위 기안을 올린 정황 역시 문체부 감사를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 / 뉴스1

당시 직원들은 불법 성접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경기가 끝난 후 심판진과 음주나 식사를 진행한 것처럼 내부 기안서를 허위로 작성해 결재를 받았다. 또한 일부 회계 정산 건에서는 성접대 정황이 의심되는 항목을 명시하면서도 실제로 집행된 금액보다 축소해 보고하는 정산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1년 2월 치러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쿠웨이트전 당시 참가 심판 2명에게 성접대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서울 역삼동 소재 안마시술소에서 50만 원이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그러나 실제 회계 정산 기안서에는 금액을 32만 원으로 축소 작성한 뒤 '심판 마사지 비용'이라는 명목을 붙여 내부 결재를 올린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문체부 감사 조사 과정에서 해당 직원들은 "안마 비용에 성매매 비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진술하면서도 "외국인 심판들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나 숙소 등에서 먼저 성접대를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접대를 제공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체부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판국 직원이 기안서를 작성하고 대리, 과장, 국장을 거쳐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내부 결재 라인을 그대로 통과해 예산이 집행됐다"며 "이는 단순한 일부 개인의 일탈 행위가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외국인 심판들을 접대한 사건"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한편, 경찰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도과했다는 판단을 내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처벌 추진에는 법적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한민국 축구 행정을 대표하는 공신력 있는 중앙 단체에서 법인카드를 활용해 불법 성접대를 조직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회계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이 재확인됨에 따라 축구계 안팎으로 향후 상당한 파장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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