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 뛰면 죽는다”…아이돌이 직접 겪은 '제주도 여행 썰' 급속 확산

그룹 리미트리스 출신 가수 성현우가 과거 제주도 여행 중 흉기를 든 남성에게 쫓기며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밝힌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24일 오전 제주에서 지난 5월 실종된 30대 여성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성현우가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했던 제주도 여행 당시의 경험담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성현우는 지난 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거 제주도에서 겪었던 일을 털어놓으며 “이 이야기를 방송이나 라디오에서는 안 했다. 혹시라도 보고 찾아올까 봐 무서워서 못 하겠더라”며 “이제 시간이 지나 이야기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WOO(성현우)'

“지금 안 뛰면 죽는다”…제주에서 흉기 든 남성에게 쫓겨

성현우가 밝힌 사건은 2021년 그룹 리미트리스 활동 이후 솔로 활동을 준비하던 시기에 발생했다.

당시 혼자 제주도를 찾았던 성현우는 성산 인근의 한적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인근 칼국수집을 찾은 그는 혼자 술을 마시던 중년 남성이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에게 욕설을 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성현우는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봤다”며 자신 역시 손님이라며 조용히 식사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남성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남성의 화가 성현우에게 향했다. 다행히 식당 주인이 중재하면서 당시 식당 안에서는 큰 충돌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한다.

문제는 성현우가 식당을 빠져나온 뒤 발생했다.

그는 “가로등이 하나뿐인 어두운 2차선 도로에서 누군가 ‘어이’라고 불렀다”며 “다가가서 보니 식당에 있던 남성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성현우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40~50대로 보였으며 자신보다 키와 체격이 컸다. 남성은 성현우에게 “너 싸움 잘하냐”고 말하면서 오른손을 들었고, 그 손에는 큰 회칼이 들려 있었다.

성현우는 당시 남성이 팔에 붕대를 감은 상태에서 회칼을 들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위험을 직감한 성현우는 곧바로 숙소를 향해 달렸다. 하지만 남성 역시 성현우를 뒤쫓기 시작했다.

성현우는 “지금 안 뛰면 죽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골목길을 이용해 가까스로 남성을 따돌린 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갔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유튜브 'WOO(성현우)'

경찰 출동해 남성 검거…“보자마자 헛구역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골목에서 해당 남성을 검거했다.

성현우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도망친 뒤 경찰을 마주한 순간 긴장이 한꺼번에 풀렸다고 했다.

그는 “경찰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려 헛구역질이 났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경찰에서 진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으로부터 들었다는 말도 공개했다.

성현우에 따르면 당시 한 경찰관은 “제주도에서는 흔한 일이다. 뱃사람들이 많다 보니 칼로 위협하는 사람이 많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당 남성은 이후 특수협박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수개월 뒤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 자료 사진 / 뉴스1

“사람이 죽을 뻔했는데 흔한 일이라니...”

성현우의 과거 경험담이 다시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특히 당시 경찰관이 했다는 발언에 주목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람이 죽을 뻔했는데 흔한 일이라는 반응이 맞느냐”, “도망쳐서 정말 다행이다”, “이야기만 들어도 너무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경찰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으로 느껴진다”, “경찰 반응이 더 무섭다”, “제주도 여행이 무섭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성현우가 공개한 당시 경찰관의 발언은 그의 기억과 진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인 만큼 실제 경찰의 구체적인 상황과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사연이 다시 주목받은 직접적인 계기는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장미란 씨 실종사건' 때문이다.

지난 5월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30대 여성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정확한 신원과 사망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범죄 관련성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시신의 정확한 신원과 사망 원인, 범죄 여부 등이 최종 확인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과거 성현우의 사건과 최근 발생한 실종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유튜브 'WOO(성현우)'

성현우, 오랜 시간 말하지 못했던 이유

성현우가 당시 사건을 수년간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도 눈길을 끈다.

그는 유튜브에서 “혹시라도 보고 찾아올까 봐 무서워서 못 하겠더라”고 말했다. 단순한 여행 중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당시 느꼈던 공포가 컸다는 의미다.

흉기를 든 사람에게 실제로 쫓기는 상황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현우 역시 맞서 싸우기보다 즉시 현장을 벗어나 사람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가 공개한 경험담은 여행지에서 예상하지 못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특히 낯선 지역에서 혼자 이동하거나 인적이 드문 곳을 이용할 경우 주변 상황을 살피고 위험을 느끼면 즉시 사람이 많은 곳이나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 자료 사진 / 뉴스1

한편 성현우는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최종 순위 61위로 탈락했다.

이후 2020년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순위 조작 사건과 관련해 실제 순위가 조작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피해자 중 한 명으로 밝혀지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성현우는 이후 그룹 리미트리스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솔로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 자신이 겪었던 사건을 뒤늦게 공개한 성현우의 이야기가 최근 제주 실종사건을 계기로 다시 확산하면서 당시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안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장미란 씨 사건 담당 경찰관, 실종 신고 298건 처리

장미란 씨 실종사건을 담당했던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 11일까지 실종팀에서 근무하면서 모두 298건의 실종 신고를 종결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경찰청은 현재 A 경장이 처리한 298건 전체를 대상으로 실종자 소재와 안전이 실제로 확인됐는지, 종결 과정에서 허위 보고나 부실한 조치가 있었는지 등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A 경장은 지난 5월 접수된 장미란 씨 실종 신고를 처리하면서 실제로 장 씨와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닿아 안전을 확인한 것처럼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 경장은 장 씨와 통화해 장 씨가 무사한 사실을 확인했고, 장 씨가 가족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A 경장과 장 씨 사이의 실제 통화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장 씨의 실종 신고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접수됐다. 장 씨는 당시 제주시 한림읍의 주거지를 나선 뒤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은 A 경장에 의해 약 2시간 33분 만에 종결 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가족이 장 씨의 소재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다시 신고했고, 경찰은 뒤늦게 장 씨를 찾기 위한 수색에 나섰다.

초기 수사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었던 CCTV 영상도 현재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 씨 실종과 관련해 경찰이 확보했던 방범용 CCTV 등 118대의 영상이 모두 삭제됐으며, 경찰이 다시 영상 확보를 요청한 시점은 최초 실종 신고 이후 98일이 지난 뒤였던 것으로 보도됐다. 현재 경찰이 확보한 장 씨 관련 영상은 남자친구가 직접 확보한 자택 CCTV 영상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허위 종결' A 경장의 모습(가운데) / 뉴스1

A 경장은 장 씨 사건 외에 지난 7월 2일 가족이 실종 신고한 60대 남성 사건도 맡았다. 이 사건에서도 실제 실종자와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연락해 안전을 확인한 것처럼 허위로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60대 남성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51일 만인 지난 22일 제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경장에게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A 경장을 긴급체포했으나, A 경장 측이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긴급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석방했다. 이후 경찰은 24일 오전 A 경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밝힌 구속 사유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다.

경찰은 A 경장이 장미란 씨와 60대 남성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경위와 범행 동기, 추가 허위 종결 사례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A 경장이 처리한 298건에 대해서도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제주 사건을 계기로 전국 시·도 경찰청에 종결·미종결 실종사건 현황을 파악하도록 지시했으며, 전국 단위 점검은 오는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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