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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0대 여성 실종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2차 실종신고 과정에서도 경찰이 신고자에게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두 달 넘게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고자가 눈물로 호소한 뒤에야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CBS노컷뉴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A씨의 사촌동생은 지난 7월 19일 오후 3시 50분쯤 자택과 가까운 서울 노원경찰서를 찾아가 두 달 넘게 행방이 묘연한 A씨에 대한 2차 실종신고를 했다.
A씨 사촌동생에 따르면 당시 담당 경찰관은 신고 과정에서 “다 큰 성인인데 그냥 가출한 것 아니냐”, “왜 굳이 직계가족도 아니고 친척 언니를 신고하러 왔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A씨 사촌동생은 언니를 찾아야 한다며 거듭 호소했고, 눈물까지 보인 뒤에야 2차 실종신고가 접수됐다고 주장했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경찰관이 당시 “아직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은 게 좋은 소식”이라며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거면 진작 발견됐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주장이다.
A씨 사촌동생은 이 같은 경찰의 대응에 대해 “어이가 없었다”며 “이미 언니가 실종된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인데도 경찰이 왜 신고하느냐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2차 신고를 접수하지 않았다면 영영 사건이 묻힐 뻔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대응이 사실이라면 실종자 신고 업무 처리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종아동 등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르면 가출인 신고는 관할에 관계없이 접수해야 하며, 경찰은 정보시스템 자료를 조회하고 신고자의 진술을 청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출인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
즉 신고자가 반드시 실종자의 부모나 배우자 등 직계가족이어야만 신고를 접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박종승 교수는 “경찰 내규상 가출인 신고는 관할에 관계없이 접수해야 하는데 신고인이 직계가족이 아니더라도 이런 식의 대응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앞서 드러난 경찰의 허위 종결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CBS노컷뉴스는 앞서 경찰관 B 경장이 A씨 등 실종사건을 처리하면서 허위로 사건을 종결했으며, 이를 걸러낼 ‘이중 확인’ 절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단독 보도했다.
실종사건에서 초동 대응이 중요한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확보할 수 있는 단서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 CCTV 영상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B 경장이 허위로 종결 처리하면서 초동수사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었던 방범용 CCTV 등 118대의 영상이 모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이 확보한 유일한 영상은 A씨의 남자친구가 직접 확보한 자택 CCTV 영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결국 3개월 넘게 이어진 실종사건으로 번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지난 5월 12일 이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던 30대 여성 A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발견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A씨가 실종된 뒤 경찰의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초 실종사건을 담당했던 B 경장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 처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실종자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었던 초기 수색 기회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B 경장에 대해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 경장은 지난달 2일에도 또 다른 실종사건을 A씨 사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실종자는 지난 22일 제주 모처에서 약 5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 한 명의 업무상 잘못을 넘어 실종사건을 처리하는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실종사건을 임의로 종결했을 때 이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담당자의 판단이나 기록에 오류가 있어도 장기간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실종사건은 신고 접수 이후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종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주변 CCTV를 확보하거나 휴대전화·차량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면 확보 가능한 자료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경찰이 확보할 수 있었던 CCTV 영상 상당수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동수사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2차 실종신고 과정에서 신고자가 경찰의 미온적인 대응을 겪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경찰이 실종자를 바라보는 초기 판단과 신고 접수 과정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인이 스스로 집을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종 가능성을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인의 경우에도 갑작스럽게 연락이 끊기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장기간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범죄나 사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이 아닌 친척이나 지인이 실종자의 행방을 우려해 신고하는 경우에도 경찰은 신고 내용과 정황을 확인한 뒤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실종신고를 접수하는 단계부터 사건을 종결하는 과정까지 경찰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가출로 판단해 수색을 서두르지 않거나 사건을 허위로 종결할 경우 이후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B 경장의 허위 종결 의혹뿐 아니라 2차 신고 당시 현장 경찰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종자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신고는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절차일 수 있다. 때문에 경찰이 신고자의 관계나 실종자의 나이만으로 사건의 긴급성을 미리 판단하기보다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사건을 담당하는 경찰관 개인의 판단에 의존하는 구조를 보완하고, 사건 종결 과정에서 허위 기록이나 부실 처리를 걸러낼 수 있는 검증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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