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말해봐!” 유족 울분...‘실종 허위 종결’ 제주 경찰, 석방되자 줄행랑

실종 신고를 잇달아 허위 종결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이 체포 이틀 만에 석방됐다. A 경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숨진 60대 실종자의 유족들은 달려들어 거세게 항의했다.

실종사건 허위 종결 혐의를 받는 A경장이 지난 24일 오전 체포적부심사를 받으러 가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호송차량에 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A 경장은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현장을 벗어나 차량에 올라탔다. 법원이 석방을 결정한 이유는 긴급체포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야, 이리 와 봐!”…유족 항의에도 침묵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지법은 전날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 혐의로 긴급체포된 A 경장의 체포적부심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은 A 경장의 소재가 계속 파악되고 있었던 만큼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긴급체포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같은 날 서울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A 경장이 수용돼 있던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자 현장에 기다리고 있던 60대 남성 실종자의 유족들이 달려들었다.

A 경장이 “유가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침묵한 채 빠져나가려 하자 유족은 “야, 이리 와 봐! 어디 가냐고!”, “야, 말해 봐!”라고 외치며 뒤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 경장은 유족에게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유족들을 뿌리친 A 경장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이동해 차량에 탑승했다.

“무사하다”던 두 실종자…결국 시신 발견

지난 24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모 초등학교 인근 야자수밭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일대를 통제하고 감식 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담당 경찰이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해 논란이 되고 있다 / 뉴스1

A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미란(37) 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 연락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경장은 신고자에게 “장 씨와 연락이 닿았고 무사하다”며 “본인이 위치를 가족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가 접수된 지 약 2시간 30분 만에 사건을 종결하고 경찰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 장 씨 관련 자료를 삭제한 혐의도 있다.

그러나 경찰이 확보한 통신 내역에는 장 씨와 A 경장이 연락한 기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뒤늦게 재개된 수색 끝에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인근에서 장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신고 104일 만에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A 경장은 지난달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신고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한 혐의를 받는다. 이때도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지만 가족에게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들은 장 씨 사건이 알려진 뒤 지난 21일 다시 신고했다. 경찰이 뒤늦게 수색에 나섰지만 해당 남성은 이튿날인 22일 실종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석방됐지만 수사는 계속…A 경장은 혐의 부인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 씨(37)의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A 경장이 지난 2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체포적부심 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 뉴스1

체포적부심 인용은 긴급체포 절차가 적법했는지를 판단한 것으로, A 경장의 혐의가 해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A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실종자들과 실제로 연락했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하며 허위 종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입력한 경위에 대해서도 “실수였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경장이 두 실종 사건을 종결한 과정과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과거 처리한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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