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가야지” 외쳤던 배재고 선수들… 한 달 반 만에 들려온 뜻밖의 소식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소속으로 지역 비하 응원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학생 선수 2명이 결국 야구부를 떠났다.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12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인천고와의 1회전 경기를 위해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야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배재고 소속으로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광주 지역 비하 응원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선수 2명이 최근 야구부 생활을 그만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고는 지난 6월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상대로 7대2로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더그아웃에 있던 배재고 선수들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쳐 논란이 불거졌다. "탱크데이"는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5·18 탱크데이' 이벤트를 둘러싼 논란을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해석됐다. 두 구호 모두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고 광주 지역을 조롱하는 발언으로 인식되며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규연 광주제일고 교장은 사흘 뒤인 6월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직접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배재고 측은 학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해당 학생 선수를 즉시 제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문구가 다시 논란이 됐다. 광주제일고 측 항의를 받고 나서야 조롱을 멈춘 정황이 중계 영상에 담겼기 때문이다. 배재고는 이후 재차 사과문을 내고 "단순한 일탈이나 실수가 아니라 윤리·역사 인식에 대한 총체적 붕괴에서 비롯된 사태"라며 광주제일고와 광주 시민,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지며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7월 1일 회의를 열고 배재고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징계는 곧바로 지난달 2일 열릴 예정이던 청룡기 2회전부터 적용됐고, 해당 경기는 배재고의 몰수패로 처리됐다.

권오영 배재고 야구부 감독이 지난달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고 선수단은 이후 광주를 직접 찾아 광주제일고 선수단에 사과하고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광주제일고 학생들은 이를 받아들이며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광주제일고 측이 오히려 배재고 선수들의 선처를 호소하고 나서면서,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재심의를 거쳐 배재고의 징계를 6개월에서 1개월로 감경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는 다가오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학생 선수들의 미래를 계속 막아서는 안 된다는 동정 여론도 감경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배재고는 지난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인천고와 맞붙었다. 경기는 5대8로 배재고의 패배로 끝났다. 청룡기에서 지역 비하 응원 논란이 불거진 지 한 달 반 만에 다시 같은 구장에서 열린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는 배재고 동문과 학부모로 구성된 응원단이 몰려 "배재고 화이팅" "배재고 기죽지 마" 등을 외치며 힘을 보탰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목동구장을 찾은 관중은 총 420명으로, 같은 대회 다른 경기에 200명 안팎이 모이는 것과 비교하면 많은 인원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배재고는 자체적으로 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구호를 선창한 것으로 지목된 학생 2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정확한 징계 수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구호를 따라 외친 것으로 파악된 나머지 10명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위의 경징계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징계를 받은 2명은 봉황대기 1회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 선수는 최근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학교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확한 사유와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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