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윤석열 정권에서 이재명 대통령 관련 문제 많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6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던 정성호 장관이 취임 1년 1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장관은 이임식 현장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른 잠재적 부작용에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법무부와 검찰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의 공소 취소 논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검찰 조직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며 최근 제기된 정치적 억측과 자신의 퇴임을 결부시키는 시각을 강하게 부인했다.

정 장관의 퇴임으로 법무부는 당분간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26일 오후 4시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정부과천청사 지하 대강당에서 정 장관의 공식 이임식을 거행했다.

이임식 현장에는 퇴임하는 정 장관을 비롯해 법무부 소속 주요 국장급 간부와 검찰 측 핵심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정 장관은 앞선 18일 자신의 건강 상태 악화와 현 정부의 핵심 과제였던 검찰 개혁 관련 주요 입법 절차가 일단락됐다는 점을 사직 사유로 명시해 청와대와 인사혁신처에 공식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지 6일 만인 지난 24일 해당 사직서를 최종 수리했다.

정 장관은 이임사 낭독을 통해 향후 사법 체계의 근간이 될 개정 형사소송법의 안착을 위한 조직의 선제적인 노력을 각별히 주문했다.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정 장관은 "새로운 형사사법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변화의 과정에서 억울한 국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시행 전 예상되는 문제는 미리 보완책을 마련하고 시행 후 드러나는 문제는 신속히 개선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며 제도 변화에 따른 실무적 혼선 방지를 재차 강조했다.

정 장관은 공식 이임식 행사를 마무리한 직후 현장에 대기 중이던 취재진과 만나 그간 제기된 정치적 외풍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특히 자신의 법무부 장관직 사퇴가 이 대통령의 주요 재판 관련 공소 취소 문제에 따른 정치적 부담감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적법하지 않은 불법 수사에 의해 기소가 됐다면 검찰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겠나"라고 반문하며 "공소 취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의를 표했다는 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수사 과정의 불법성이 확인될 경우 공소 유지 여부는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결단이 아닌 기소권을 쥔 검찰의 법리적 판단 영역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한 정 장관은 법무부 산하 검찰 미래인권존중위원회(이하 검찰미래위)가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건들을 대거 진상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조치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이른바 공소 취소 빌드업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정 장관은 "윤석열 정권에서 이 대통령 관련 문제가 많았다.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서도 굉장히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당시 수사 상황을 비판했다.

이어 "이전에 문제가 됐던 사건들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에 전체적 점검 차원에서 하는 것이지, 대통령을 위해서 미래위를 구성해서 조사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변하며 위원회 활동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검찰미래위는 과거 검찰의 권한 남용 사례를 점검하겠다는 명분으로 지난 6월 정 장관 임기 중 공식 출범한 기구다.

검찰미래위는 최근 활동을 통해 전체 19건의 진상조사 대상 사건을 확정했는데, 이 중 대장동 및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등 이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 8개가 포함됐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 사건의 약 42%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때문에 야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미래위 산하 진상조사단의 활동이 향후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 취소를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해 왔다.

정 장관 임기 중 발생한 대장동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사태 역시 이러한 논란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제71대 법무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돼 약 13개월 동안 법무 행정을 이끌었다.

정 장관은 재임 기간 동안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했다.

대표적으로 해외 도피 중이던 마약왕 박왕열의 국내 송환을 성사시켰으며 대규모 기업 담합 범죄 적발을 주도했다.

또한 론스타 및 쉰들러와 정부 간 벌어진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에서 국가 측 승소를 끌어냈고, 전국 교정기관의 고질적인 과밀화 문제를 일부 해소하는 성과를 냈다.

정 장관의 공식 사퇴에 따라 향후 신임 법무부 장관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법무부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장관직 권한을 대행하는 체제로 전환돼 주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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