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일이? 육사 생도대장, 폭언·사적 지시 의혹으로 직무배제

육군사관학교 생도대장이 휘하 장교를 상대로 폭언과 사적 지시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으로 감찰조사를 받으면서 직무에서 배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현역 준장이 생도들의 훈육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에서 감찰조사를 이유로 직무배제된 것이다.

27일 노컷뉴스가 단독보도한 사건이다.

육군에 따르면 육사는 지난 20일 생도대장 A 준장(육사 55기)을 감찰조사를 목적으로 직무에서 배제했다. 육군은 A 준장의 구체적인 비위 의혹에 대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육사 생도대장의 부적절한 언행과 사적 지시 등에 대해 감찰조사를 실시 중이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을 고려하고 철저한 조사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A 준장이 어떤 발언이나 지시를 했는지, 해당 행위가 언제부터 얼마나 지속됐는지, 피해를 주장하는 인원이 몇 명인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A 준장이 휘하 훈육관들을 대상으로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현재 단계에서 의혹이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군 당국 역시 조사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조치 여부와 수위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생도 훈육 총괄하는 생도대장

육사 생도대장은 일반 대학의 학생 조직과 비교하면 생도들의 학교생활과 훈육을 관리하는 책임자에 해당한다. 육사에는 생도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자치 조직이 있지만, 생도대장이 생도들의 생활과 교육, 훈육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구조다.

육사 생도 자치회는 4학년 생도가 맡는 여단장 생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생도들 사이에서는 일정한 자치 활동이 이뤄지지만, 생도들의 생활관 생활과 훈육에는 현역 장교들이 관여한다.

생도대장은 통상 육사 출신 현역 준장이 맡는다. 장교 계급상 준장이 사관학교 생도들의 교육과 훈육을 책임지는 구조인 셈이다. 훈육관은 생도들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과 훈육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통상 소령급 장교가 맡는다.

특히 훈육관은 생도 자치회의 여러 중대를 관리하면서 생도들의 일상생활과 교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지도한다. 따라서 생도대장과 훈육관 사이의 지휘·감독 관계는 생도들의 생활과 훈육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에서 제기된 의혹이 휘하 훈육관을 대상으로 한 폭언과 사적 지시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도들의 모범이 돼야 할 지휘관이 부하 장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개인의 품행 문제를 넘어 군 내부의 지휘문화와 훈육 방식까지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생도 자치'와 장교 지휘체계 사이의 간극

육사 생도 조직에는 독특한 구조가 있다. 생도들은 여단장 생도 등 선배 생도를 중심으로 일정한 자치 활동을 하지만, 실제 교육과 생활 전반에는 현역 장교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같은 방식은 군사교육기관이라는 육사의 특성상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있다. 공동생활을 하는 생도들이 선후배 간 규율을 익히고 조직생활에 적응하도록 하면서도 현역 장교가 교육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생도 자치가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생도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충분히 갖기 위해서는 장교의 개입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지만, 현역 장교가 생도 조직을 직접 지휘·감독하는 구조에서는 자율성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관학교에서는 생도들이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한다. 단순히 명령에 따르는 능력뿐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부하를 존중하며 책임지는 지휘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점에서 교육 과정에서 어떤 지휘문화를 경험하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감찰 결과는 해당 준장의 개인적인 비위 여부뿐 아니라 육사 내부의 지휘·훈육 문화가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사관학교 개편 논의에도 영향

이번 사건은 최근 제기된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 등 3군 사관학교 체계와 교육 과정에 대한 논의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사관학교는 미래의 군 지휘관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만큼 일반 부대와는 다른 수준의 윤리성과 교육적 책임이 요구된다. 생도들에게 군의 가치와 리더십을 가르치는 지휘관이 부하 장교에게 폭언이나 사적 지시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교육기관으로서의 관리·감독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도 불가피하다.

다만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이번 사건을 사관학교 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우선 감찰조사를 통해 실제 폭언이나 사적 지시가 있었는지, 그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피해자가 추가로 존재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군 내부의 감찰은 지휘관의 비위 여부뿐 아니라 사건이 발생한 경위와 조직 차원의 관리 책임까지 살펴보는 과정이다. 조사 결과 문제가 확인될 경우 징계나 보직 조정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이번 감찰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얼마나 투명하게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생도들을 직접 교육하고 훈육하는 지휘관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책임을 고려하면, 단순히 해당 장교 개인을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하 장교가 부당한 지시나 폭언을 받았을 때 이를 신고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육군은 현재 진행 중인 감찰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비위 내용과 조사 결과, 후속 조치 등은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육·해·공 사관학교 통합…2028학년도부터 통합 선발 추진

한편 이번 사건과 별개로 최근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포함됐으며, 국방부는 지난 7월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구상은 기존 세 사관학교를 별도로 운영하는 대신 하나의 통합 사관학교에서 생도를 선발하고 교육하는 방식이다. 통합 사관학교는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자운대는 계룡대와 함께 군 교육·훈련 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다. 국방부는 통합을 통해 육·해·공군 생도들이 초기 교육 과정에서 공통 교육을 받고 이후 각 군에 필요한 전문교육을 받는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

교육 방식과 관련해서는 1·2학년 과정에서 인공지능(AI), 우주·사이버 등 미래전 관련 분야를 포함한 공통교육을 실시하고, 3학년부터 육·해·공군별 심화교육을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즉 입학 단계에서는 군별 사관학교로 나누지 않고 통합된 형태로 선발한 뒤 일정 시점 이후 각 군의 특성에 맞춰 교육하는 구조다. 국방부는 미래전 대응과 교육 효율화, 합동성 강화를 통합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통합 사관학교의 개교 및 통합 선발 시점은 2028학년도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2027학년도까지는 기존 육사·해사·공사 모집 체계를 유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따라서 현재 사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당장 세 학교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지원하는 방식이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사관학교의 시설과 조직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통합 논의에서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다.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안에서는 대전 자운대에 새로운 국군사관학교를 만드는 방안이 중심이지만, 기존 육·해·공군사관학교의 향후 활용 방안과 이전 문제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특히 서울 태릉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의 이전 문제까지 연결되면서 통합 논의가 단순한 교육기관 개편을 넘어 군 시설 재배치 문제로 확대됐다.

통합에 필요한 재원 규모도 적지 않다.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 창설에 3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기존 시설의 유휴 부지 매각대금과 국가 재정 지원을 결합하는 방식의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비와 재원 조달 방식은 향후 세부 계획 수립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는 지난 7월 8일 국회에서 통합 및 육사 이전에 반대하는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에 계획의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총동창회 측은 세 사관학교가 각각의 군종에 필요한 장교를 양성해온 역사와 전문성이 있으며, 충분한 공론화 없이 통합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총동창회 측의 입장이 맞선 가운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2일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장들과 직접 만나 통합 정책을 논의했다. 당시 총동창회 측은 현행 3군 사관학교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는 통합 방향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방부는 통합 사관학교 창설을 위한 의견수렴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8월에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듣고 세부 계획을 마련한 뒤, 10월께 창설 관련 세부 계획을 발표한다는 일정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현재는 통합 자체가 최종 완료된 단계가 아니라, 정부가 기본계획을 토대로 세부 교육과정과 조직, 시설, 재원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논의 자체가 이번 정부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정부에서 사관학교 통합 방안이 검토된 사례가 있었으며, 이번에는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실제 제도 개편을 위한 기본계획 발표 단계까지 진행된 것이다.

현재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통합 교육을 통해 세 군의 합동성을 어떻게 높일지, 각 군에 필요한 전문교육을 어떻게 유지할지, 기존 사관학교의 역사와 시설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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