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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신고가 허위로 종결된 뒤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장 모 씨의 장례가 제주에서 치러지는 가운데 유족은 고인보다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경찰관 수사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27일 연합뉴스와 한국일보, 문화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장 씨의 빈소는 이날 제주시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가족과 친척 등 10여 명이 자리를 지켰고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들도 제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 앞에는 고평기 제주경찰청장 명의의 조화를 비롯해 몇 개의 조화가 놓였다.
장 씨의 오빠는 연합뉴스에 “더 이상 저희 쪽에는 관심을 안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동생을 잘 보내주는 데만 신경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도 이제 저희보다는 수사 진행 상황에 더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족 측은 이번 사건이 고인의 이름을 앞세운 사건이 아니라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의 책임을 따지는 사건으로 기억돼야 한다며 앞으로는 장 씨의 실명이 아닌 익명으로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족은 언론 인터뷰 과정에서 실제로 하지 않은 말이 보도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억측이 확산하면서 경찰과 오해가 생기고 있다고도 토로했다. 다만 장 씨가 왜 평소 잘 가지 않던 야자수 농장에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나타냈다.
장 씨의 부친은 딸이 평소 무서움을 많이 탔고 야자수 숲 쪽으로 잘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이 설명한 사망 정황에 대해서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유족 역시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와 줄이 묶인 위치 등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장 씨가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은 가로 약 15m, 세로 약 30m 규모로 주변에는 논밭과 비닐하우스, 민가 등이 있었다. 야자수는 높이 4~5m가량이었고 가지와 겉껍질도 비교적 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가 장기 투숙하던 숙소와 시신 발견 장소 사이 거리는 약 400m다. 유족은 초기 수색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더 일찍 발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타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끈의 매듭 형태와 묶인 높이 등을 정밀 감식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감정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머리뼈와 목뼈, 몸통 등에서는 특이한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고 남아 있던 목뿔뼈 일부에서 골절이 확인됐다.
국과수는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되고 일부가 백골화한 상태여서 해당 골절만으로 외상이나 질식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사후 부패 과정에서 골절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유족이 제기한 의문과 현장 상황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밤 제주시 한림읍 숙소를 나선 뒤 행방이 끊겼고 지난 24일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신고 이후 104일 만이었다.
경찰은 장 씨를 포함해 2명의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A 경장을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장 씨의 소재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A 경장과 장 씨 사이에 실제 통화 내역이 없다는 사실 등이 확인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이날 제주경찰청 지휘부 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고 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책무를 저버렸을 뿐 아니라 거짓된 말과 행동으로 가족들께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끝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인 두 분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을 겪고 계실 유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제주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단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수사하고 결과도 숨김없이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지역에서 처리된 실종 사건 전반을 다시 살펴 추가적인 부실 처리 사례가 있었는지도 점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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