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살해하고 시신 전국에 유기한 피의자, 사이코패스 검사도 거부

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여성 유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중국인 대학 강사가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거부했다.

여성으로 변장한 채 이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살해 피의자, 27일 영장실질심사 출석한 피의자 / 연합뉴스, 뉴스1

28일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살인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된 중국인 대학 강사 30대 정 모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정 씨가 돌연 검사를 거부했다.

정 씨는 당초 경찰의 검사 제안에 동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프로파일러가 투입돼 실제 검사를 진행하려 하자 돌연 입장을 바꿔 검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피의자와의 면담 등을 토대로 진행된다. 당사자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경찰이 검사를 강제로 진행하기는 어렵다. 경찰은 정 씨가 향후 다시 검사에 동의할 경우 재실시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은 정 씨가 검사 결과가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태도를 바꿨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 씨는 최근 변호인을 선임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법적 조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코패스 검사 동의했다가 돌연 거부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가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 뉴스1

경찰은 심리 분석과 별도로 피해자인 20대 A 씨의 시신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 씨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경북 경산과 경주 안강·불국사 일대에 이어 경기 군포까지 수색 범위를 넓힌 상태다.

경찰은 정 씨가 차량 등을 이용해 여러 지역으로 이동한 정황을 확인하고 실제 동선을 하나씩 대조하고 있다. 정 씨가 시신을 훼손한 뒤 여러 장소에 나눠 유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색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지난 20일 새벽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A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시신을 훼손한 뒤 경산과 경주를 비롯해 경기 군포 등 여러 지역에 유기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정 씨가 범행 이후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20일 새벽 정 씨와 피해자인 20대 A 씨가 함께 정 씨의 주거지로 들어가는 모습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 이후 A 씨가 집 밖으로 나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같은 날 밤 정 씨는 피해자의 옷으로 추정되는 여성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 혼자 주거지를 빠져나왔다. 정 씨는 A 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동대구역으로 이동했고 이동 과정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끈 것으로 파악됐다.

정 씨는 동대구역 인근 화장실에서 다시 남성복으로 갈아입은 뒤 경산 하양읍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정 씨가 마치 A 씨가 직접 집을 나서 대구로 이동한 것처럼 동선을 꾸미려 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정 씨는 이후 A 씨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직접 실종 신고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일련의 행동이 피해자의 행적을 위장하고 수사 초기 혼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여장·허위 신고 정황…시신 수색 계속

지난 20일 오후 10시 30분쯤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피의자 정 모 씨가 경북 경산시 하양읍 주거지에서 여장 차림으로 나오는 모습이 인근 건물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 독자 제공, 뉴스1

정 씨는 피해자와 대학 강사와 수강생 관계로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씨는 경북의 한 정형외과에서 근무하면서 A 씨가 다니던 대학원에서 인체해부학 등 강의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2017년 국내 대학에 유학을 온 뒤 2024년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 씨는 피해자와 가까운 관계였으며 이성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 씨 진술만으로 범행 동기를 단정하지 않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휴대전화와 CCTV 기록 등을 분석해 범행 전후 정 씨의 행적과 피해자와의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시신 수습이 마무리되면 부검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을 확인한 뒤 정 씨 진술과 일치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체 훼손과 시신 유기 등 추가 혐의 적용도 검토한다.

경찰은 범행의 중대성과 잔혹성 등을 고려해 정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신상정보 공개위원회 개최 일정을 조율 중이며 위원회가 열리면 범행 수법과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공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 씨는 지난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구속됐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 시신 수습과 범행 동기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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