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제주경찰관 “실종 미종결시 할일 많아 부담감에 허위종결” 시인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의 피의자인 부모 경장(34)이 경찰 조사에서 실종사건을 미종결 상태로 두면 챙겨야 할 업무가 많아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종결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 경장은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달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1일 제주경찰청은 해당 내용을 허위 종결 혐의로 구속된 부 경장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공개했다. 경찰은 부 경장을 직무유기 및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30대 여성과 60대 남성, 두 달 새 반복된 같은 수법

부 경장은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30대 여성 장모 씨와 관련해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 목록상 장씨 자료를 허위로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수법은 한 차례 더 반복됐다. 부 경장은 지난달 2일에도 60대 남성 박모 씨의 실종 사건을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실종 신고 접수 이후 실제 소재 확인이나 연락 시도 없이 서류상으로만 종결 처리된 정황이다.

결과적으로 장 씨는 지난달 24일 한림읍에서, 박 씨는 이틀 앞선 지난달 22일 구좌읍에서 각각 시신으로 발견됐다. 두 사람이 실종 상태로 방치된 기간 동안 경찰 내부 시스템상으로는 이미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실종자는 '교통사고 사상자'로, '소재 발견'으로 둔갑

경찰 조사에 따르면 부 경장은 실종자 내부 관리 시스템에서 장씨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박 씨를 소재 발견으로 각각 허위 입력해 관리 대상에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는 두 사람 모두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전산상으로는 사건이 해결된 것처럼 처리된 것이다. 이 때문에 실종자 수색이나 추적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 경장은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구속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는 실종 당사자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진술과 구속 후 진술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대목이다.

정태운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이 1일 오전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실종신고를 허위 종결해 온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34) 검찰 송치에 따른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경찰 "누적된 업무 부담과 회피적 태도 결합돼 범행"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에 대한 프로파일링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부 경장이 누적된 업무부담과 책임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태만적 동기가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 경장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돼 허위종결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업무 소홀 문제가 아니라 실종팀 내 업무 강도와 인계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실종 사건은 미종결 상태로 남을 경우 지속적인 추적과 보고, 인계 절차가 요구되는데, 이 과정 자체가 담당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허위종결이라는 방식으로 회피됐다는 것이 경찰 설명의 핵심이다.

298건 전수조사, 이미 63건에서 임의 삭제 확인

경찰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부 경장이 실종팀에 근무하면서 종결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부 경장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63건을 임의로 입력하지 않거나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298건 중 63건에서 이미 문제가 확인된 만큼 전수조사가 진행될수록 추가 피해 사례가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장씨, 박씨 사건처럼 허위종결 이후 실종자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례가 더 있는지 여부가 조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63건의 구체적 처리 경위와 해당 실종자들의 현재 소재 확인 여부를 어떻게 밝힐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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