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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가 초등학교 1·2학년의 수업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두고 조만간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오후 1시 무렵인 하교 시간을 오후 3시까지 늦추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교원단체들은 학생의 발달 특성과 학교 여건을 먼저 살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는 초등학교 1·2학년의 하교 시간을 오후 1시 무렵에서 3시로 연장하는 교육 시간 확대 방안에 대해 조만간 의견 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안은 과거에도 추진된 적이 있다. 2018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관련 방안을 추진했지만 교육계 등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무산됐다.
이번 논의를 두고 교원단체에서는 수업 시간 연장이 저학년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과 교원 충원, 교육과정 개편 등 학교 현장의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교육시간 확대 여부는 학교에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저학년의 발달 단계에 맞는 수업과 휴식을 기준으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학교가 끝난 뒤 놀고 가족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며 “국가교육위원회는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저학년의 발달 특성과 학생들의 피로에 대한 우려를 무겁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교사노동조합도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저학년 수업 시간 연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부산교사노조는 “‘교육과정’이라는 명목으로 초등 저학년을 학교에 매어두는 것은 국가 차원의 아동학대나 다름없다”며 “이번 논의는 학생의 성장을 위한 교육적 필요가 아니라 단지 보육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행정적 필요에서 시작됐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돌봄 공백의 근본적 해결책은 부모가 자녀를 직접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가 합의점을 찾아야 함에도 정부는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학교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는 수업 시간을 늘리려면 교원 충원과 교육과정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승혁 한국교총 대변인은 “초등 저학년의 3시 하교제는 교육과정을 전면 재개편하는 문제를 수반함에 따라 대규모 교원 충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정부가 지방교육재정을 삭감하는 안을 내놓으면서 정규 교육시간 확대에 필요한 여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교사노조가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수업이 6·7교시까지 이어질 경우 힘들고 지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초등교사노조는 지난달 26~27일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시간 확대 논의와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1학년 1만 2024명과 2학년 1만 7112명 등 모두 2만 9136명이 참여했다.
담임교사와 6·7교시까지 수업한 뒤 오후 3시에 집에 간다고 가정했을 때 어떻게 느낄 것인지를 묻자 65.5%인 1만 9072명이 ‘수업을 너무 오래 해서 너무 힘들고 지칠 것 같다’고 답했다.
‘끝나고 학원과 방과후도 가야 해서 너무 늦게 집에 갈 것 같다’는 응답은 30.8%인 8979명이었다. ‘교실에서 더 오래 공부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답한 학생은 3.7%인 1085명에 그쳤다.
수업이 길어질 때 가장 걱정되는 점으로는 ‘오래 앉아 있어야 해서 힘들고 피곤하다’가 45.5%(1만 3270명)로 가장 많았다. ‘학원도 늦게 끝나고, 놀 시간이 줄어든다’는 27.7%(8072명), ‘부모님·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26.8%(7794명)였다.

이번 조사는 학생이 온라인 설문에 직접 답하는 방식과 담임교사가 질문과 선택지를 읽은 뒤 학생들의 거수 결과를 집계하는 방식을 함께 사용했다. 학생 직접 응답은 911명, 교사 집계 응답은 1412개 학급 2만 8225명이었다.
교사 집계 자료 가운데 학급 학생 수와 문항별 응답 수의 합계가 일치하지 않은 392개 학급은 분석에서 제외됐다. 초등교사노조는 특정 정책안에 대한 찬반을 묻기보다 정규 수업이 6·7교시까지 이어질 경우 학생들이 예상하는 피로와 일상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학교가 끝난 뒤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문항에서는 ‘놀이터나 집에서 친구들과 맘껏 놀기’가 47.6%(1만 3878명)로 가장 많았다.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부모님·가족과 시간 보내기’가 45.2%(1만 3156명)로 뒤를 이었고, ‘학원 가거나 공부하기’는 7.2%(2102명)였다.
친구들과 놀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답한 학생을 합하면 92.8%다.
앞서 초등교사노조가 저학년 담임 경험이 있는 전국 초등교사 46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교사 대부분이 수업 시간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시 응답자의 97.7%는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가 학생의 학습·정서·신체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99.1%는 초등학교 1·2학년이 피로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적정 학교 체류 시간으로 오후 1시 30분 이전, 5교시 이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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