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6500억' 벌금 안 낸 50대, 7년 만에 검거…약 2년 8개월 뒤 풀려날 예정

역대 최대 규모인 6500억 원대 벌금을 내지 않고 약 7년간 도피한 50대 남성이 검찰에 붙잡혔다.

대검찰청. / 뉴스1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장기 벌금 미납자인 50대 남성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홍콩산 금괴 약 4만 개를 국내 공항 환승 구역을 거쳐 일본으로 밀반출한 조직의 운반 총책이다. 일당은 여행객의 몸에 금괴를 숨겨 일본으로 빼돌리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대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벌금 1조3000억 원대…항소심서 6623억 원

A 씨는 2019년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1조3000억 원대를 선고받았다. 당시 단일 사건에 부과된 벌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6623억 원으로 형량이 줄었다. 이후 석방된 A 씨는 벌금을 내지 않은 채 잠적해 약 7년 동안 검찰의 추적을 피해 다녔다.

도피 기간에는 공기계를 포함한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번갈아 사용하고 외국인 명의의 텔레그램 계정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인 동선 추적해 은신처 확인…7년 만에 검거

검찰은 관련 기록을 다시 살피고 A 씨 주변 인물들의 동선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7월 A 씨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지인들과 만난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이동 경로를 역추적해 은신처를 찾아냈다.

검거된 A 씨는 벌금형의 시효인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더 이상 납부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산정 절차를 거쳐 확인된 A 씨의 미납 벌금은 6537억 원이다. 국내 벌금 미납 사례 가운데 역대 최고액이다.

“남은 재산 없다”며 납부 거부…노역장 유치

A 씨는 남아 있는 재산이 없다며 벌금을 내지 않고 있다. 검찰은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판결에서 정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한 형법에 따라 A 씨를 교도소에 수감했다.

다만 거액의 벌금을 내지 않더라도 노역장 유치 기간에는 상한이 있다. A 씨의 남은 유치 기간은 약 2년 8개월로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2029년 노역장 유치를 마치게 된다.

벌금 계속 안 내고 버티면 어떻게 될까…법에 정해진 절차 보니

은행에서 정리되고 있는 5만원 권. / 뉴스1

벌금형이 확정됐는데 정해진 기간 안에 돈을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벌금은 과태료와 달리 형법상 형벌에 해당해 미납할 경우 재산에 대한 집행이나 노역장 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

형법 제69조는 벌금과 과료를 판결 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법원이 판결에서 정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돼 작업에 복무하게 된다. 노역장 유치 기간은 1일 이상 3년 이하로 정한다.

벌금액이 크다고 유치 기간이 무한정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70조에 따르면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이면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이면 1000일 이상의 유치 기간을 정해야 한다. 다만 전체 유치 기간의 상한은 3년이다. 벌금 일부를 납부했다면 납부한 금액에 비례해 노역장 유치 일수가 줄어든다.

벌금을 내지 않았다고 곧바로 노역장 유치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벌금형은 검사의 명령으로 집행되며 민사집행법이나 국세 체납처분 방식에 따른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분할 납부나 납부 연기를 허용하는 제도도 마련돼 있다.

경제적 사정으로 벌금을 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회봉사로 노역장 유치를 대신할 수도 있다. 현재 사회봉사를 신청할 수 있는 벌금액은 500만 원 이하이며 징역이나 금고와 벌금을 함께 선고받은 경우 등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회봉사는 신청만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법원에 허가를 청구하고 법원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벌금형의 집행 시효는 원칙적으로 5년이다. 다만 벌금 집행을 위한 강제처분이 시작되면 시효가 중단되고 형 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머문 기간에는 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단순히 판결 확정 뒤 5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벌금 납부 의무가 사라진다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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