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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종량제 봉투에 배출자의 점포명을 적도록 하는 이른바 ‘쓰레기 실명제’를 도입한 지방자치단체가 등장했다. 쓰레기를 잘못 버렸을 경우 수거하지 않는 방식으로 배출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는 이달부터 말바우시장 상인회 소속 396개 점포를 대상으로 ‘문전 배출 실명제’를 시범 운영한다. 상인들은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종량제 봉투에 점포 상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북구는 이를 위해 실명제 스티커 1만 장을 제작해 상인들에게 배포했다.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거나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이 섞여 있으면 해당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는다. 상인회도 야간 순찰반을 운영해 배출 상태를 살피고 분리배출 방식과 음식물 혼합 배출 금지 등을 안내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7월 신수정 북구청장 취임 이후 말바우시장 상인회가 시장 내 쓰레기 문제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추진됐다. 상인회와 북구가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출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이 마련됐다.

말바우시장에서는 생활폐기물 수거 횟수도 늘어난다. 기존 주 3회에서 주 5회로 확대해 시장에 쓰레기가 장시간 쌓이는 문제를 줄이기로 했다. 상습 불법투기 지역 10곳은 별도 관리하고 주민 신고로 과태료가 부과되면 부과액의 최대 1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시행한다.
다만 실효성을 두고는 우려도 나온다. 상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더라도 음식물을 몰래 섞어 버리는 행위까지 막기는 어렵고, 상인뿐 아니라 방문객도 많은 전통시장 특성상 모든 쓰레기의 배출자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북구는 시범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완한 뒤 정식 시행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종량제 봉투에 배출자를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는 과거에도 일부 지역에서 시도됐다. 강원 평창군은 2015년 일반 주민까지 대상으로 종량제 봉투 실명제를 시행해 개인은 주소, 아파트 주민은 단지명과 동·호수, 사업장은 상호와 주소 등을 적어 배출하도록 했다. 시행 뒤 소각 폐기물량이 줄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서울시는 같은 해 하루 300㎏ 이상 생활쓰레기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봉투에 상호와 전화번호를 적도록 하는 실명제를 추진했다. 서울시청 내부에서도 부서별 일련번호가 적힌 봉투를 사용하는 ‘부서 실명제’를 운영했다.
일부 지자체는 범위를 공공기관으로 좁혀 실명제를 운영했다. 구리시는 2022년부터 시청 각 부서가 쓰레기를 내놓을 때 배출부서와 배출자를 적은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고, 이듬해에도 제도를 이어갔다. 순천시도 2021년 시청과 읍면동 79개 부서를 대상으로 담당자 실명을 적은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을 시행했으며, 시행 100일 뒤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26.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주민들의 주소 등 개인정보를 봉투에 직접 표시하도록 했다가 반발에 부딪힌 사례도 있다. 수원시 영통구는 2016년 사업자는 업소명과 주소, 주택은 주소, 아파트는 단지명과 동·호수를 적도록 하는 실명제를 추진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노출과 범죄 악용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반발이 커지자 당초 10개 동 200여 개 아파트 단지에서 시행하려던 계획을 1개 동 1개 단지로 대폭 축소했다.

쓰레기 배출자를 확인하는 방식 자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불법투기가 의심되는 쓰레기 봉투를 직접 열어 안에 들어 있는 영수증이나 고지서, 택배 송장, 우편물 등을 확인하는 이른바 ‘파봉 단속’을 해왔다.
현장에서는 봉투 안에서 이름이나 주소가 적힌 자료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배출자를 특정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한다.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봉투에 버린 쓰레기에서 세금 영수증이나 전화요금 납부 영수증 등이 발견돼 투기자를 찾아낸 사례도 있다.
연합뉴스가 과거 한 지역의 무단투기 단속 현황을 확인한 결과, 환경관리원이 쓰레기 봉투를 열어 증거물을 확보한 방식이 전체 적발의 약 80%를 차지했고 CCTV 적발은 약 20%였다. 그만큼 영수증이나 우편물 같은 생활정보가 실제 단속 현장에서 중요한 단서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쓰레기 배출 규정을 어겼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는 위반 유형과 지자체 조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 생활폐기물을 버리는 등 불법투기가 적발되면 통상 수십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사안에 따라 최대 100만 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
일부 지자체는 현장 적발이나 CCTV뿐 아니라 쓰레기더미에서 발견한 고지서와 영수증 등도 배출자를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버리는 순간만 단속하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뒤에도 신원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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