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한 공무원, 평소에도 가정폭력..."육아 용품 500원 더 비싸게 사서"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를 다섯 살 딸이 보는 앞에서 흉기로 살해한 30대 공무원이 피해자를 20차례 넘게 찌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지난 1일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외부 계단에서 3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남편인 30대 남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길이 약 30㎝의 흉기 2자루를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여성은 사건 직후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에는 부부의 다섯 살 딸도 함께 있었으며, 현재 보호조치가 이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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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 중 아내 주소 찾아가 범행

경찰에 따르면 남편은 범행 이후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가 약 4시간 뒤 경기 수원의 한 숙박업소에서 체포됐다.

숨진 여성은 지난해 3월부터 가정폭력 피해 신고를 네 차례 한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부는 별거 중이었으며, 남편은 이혼 소장에 적힌 아내의 주소를 확인한 뒤 피해 여성을 찾아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피해 여성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는 한편, 남편에 대해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범행 당시 남편이 실제로 어떤 경로로 피해 여성의 거주지를 찾아갔는지, 사건 전후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될 부분이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것은 피해 여성이 과거에도 가정폭력 피해를 신고했고, 이혼 소송 과정에서 남편의 접근을 두려워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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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500원 더 비싸게 샀다고 폭력”

2일 JTBC 단독보도에 따르면, 유족들은 숨진 여성을 평소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일과 가정을 함께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가정폭력과 이혼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부모에게는 자랑스러운 딸이었고, 아이에게는 육아에 힘쓰는 엄마였다는 게 유족들의 설명이다.

유족들은 남편의 폭력성을 구체적으로 모두 알고 있지는 않았지만, 평소 지나치게 인색하고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이상하게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아내가 육아용품을 남편이 생각한 가격보다 500원 비싸게 샀다는 이유 등으로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한 경우도 있었다고 유족들은 주장했다.

주변 주민들도 남편의 평소 모습을 비슷하게 기억했다.

한 인근 상점 주인은 고인이 딸과 함께 가게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남편이 금액을 지나치게 따지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100원이나 200원 정도만 비싸도 물건을 사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증언은 남편의 평소 행동을 둘러싼 주변의 기억과 유족의 주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구체적인 폭력 행위와 범행 동기, 이전 신고 당시의 상황 등은 수사기관의 조사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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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노출돼 두렵다” 호소했지만...

피해 여성은 사건을 앞두고 자신의 주소가 남편에게 알려진 사실을 알게 된 뒤 가족들에게 두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가 별거 중인 상황에서 이혼 서류에 기재된 주소를 통해 남편이 자신이 있는 곳을 알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피해 여성에 대한 임시보호명령을 내려 남편의 접근을 금지했다. 임시보호명령은 가정폭력 피해자의 안전을 위해 가해자에게 피해자에 대한 접근이나 연락 등을 제한하는 법원의 조치다.

문제는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졌다고 해서 피해자가 상대방의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족들은 남편이 접근하고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없는 접근금지 조치만으로는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편의 거주지에서 사건 장소까지 차량으로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였던 만큼, 남편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면 범행을 막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다만 실제로 남편이 언제부터 피해 여성의 거주지로 이동했는지, 사전에 이를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등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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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 명령 있었는데 왜 위치를 알 수 없었나

이번 사건에서 거론되는 또 다른 쟁점은 ‘접근금지’와 ‘위치추적’이 같은 조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접근금지 명령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법원이 제한하는 조치다. 반면 위치추적 전자장치는 대상자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모든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법원이 접근금지 명령과 동시에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토킹 범죄와 관련한 전자장치 부착 제도와 가정폭력 사건의 보호조치는 적용 법률과 요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정폭력 피해자가 법원의 접근금지 보호를 받더라도 상대방이 명령을 위반해 접근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항상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피해 여성에게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지만 남편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이 “접근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접근금지 명령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접근금지 명령은 가해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제한하는 장치이지,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는 아니다. 따라서 명령이 내려졌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의 안전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며, 명령을 위반해 접근하는 상황을 어떻게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것인지가 별도의 문제로 남는다.

가정폭력 신고 네 차례…스마트워치로 마지막 신고

피해 여성은 과거에도 가정폭력 피해를 신고한 이력이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모두 네 차례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도 사용하고 있었다.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은 이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폭력 피해자용 스마트워치는 위급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지급되는 장치다. 일반적인 휴대전화 신고와 달리 피해자가 긴급 상황에서 빠르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마련된 안전장치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신고했음에도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흉기에 크게 다쳤고, 결국 사망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신고하거나 가해자의 접근을 우려하는 경우 어떤 수준의 보호조치를 적용할 것인지, 접근금지 명령과 실제 현장 대응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 이유다.

특히 이혼이나 별거 과정에서는 피해자의 거주지가 가해자에게 알려지는 상황 자체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주소가 노출된 뒤 가해자가 실제로 찾아오는 상황에 대비하려면 단순히 접근을 금지하는 것뿐 아니라 피해자가 위험 상황을 얼마나 빨리 인지하고 경찰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이번 사건에서 피해 여성은 이미 가정폭력 신고를 여러 차례 했고, 주소가 노출된 사실을 알고 가족에게 두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법원의 접근금지 조치 이후 남편의 접근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실시간 위치 확인 수단은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피해자와 남편 사이에 사건 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법원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심사를 통해 구속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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