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모친 숨진 뒤에도 매달 연금 들어왔다… 끝내 드러난 '아들의 비밀'

병든 80대 모친을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6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모친이 숨진 뒤에도 1년 넘게 연금이 부정하게 지급된 배경과 시신을 숨긴 경위 등 보완 수사를 거쳐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1부(임지수 부장검사)는 존속유기치사와 시체유기 등의 혐의로 A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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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한 모친 방치… 사망 사흘 뒤 야산에 암매장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4월께 경북 구미시의 주거지에서 80대 모친을 홀로 부양하던 중 모친의 건강이 크게 악화했는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모친은 결국 숨졌고, A 씨는 사망 사흘 뒤 주거지 인근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모친의 사망 사실을 관계 기관에 알리지 않은 채 지난 7월까지 1년여 동안 모친 명의로 지급되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을 부정 수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이 파악한 부정 수령액은 900여만 원이다.

범행은 A 씨가 최근 자신의 아들에게 모친의 사망과 시신 암매장 사실을 말하면서 드러났다. 이를 들은 아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달 A 씨를 붙잡아 조사한 뒤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의료기록·계좌 분석… 검찰, 범행 동기 보완 수사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모친의 의료기록과 진료 내용을 분석하고, A 씨의 계좌 내역과 연금 지급 자료를 확인했다. 법의관 자문과 연금 지급기관 담당자 조사를 진행하고, 유사 사건에 적용된 법리도 함께 검토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A 씨로부터 "모친이 숨질 당시 치료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에 119 신고 등을 포함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시신을 야산에 묻은 이유에 대해서도 모친 명의로 지급되는 연금을 계속 받으려는 목적이었다는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의료자료와 금융자료, 관계자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존속유기치사와 시체유기 혐의 등을 적용해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부양가족을 상대로 한 범죄를 엄단하고 공소유지를 철저히 해 피고인이 죄에 상응하는 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존속유기치사 유죄 인정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현행 형법은 나이가 많거나 질병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는 사람이 그를 유기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다. 특히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상대로 유기죄를 저지르면 형법 제271조 제2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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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로 피해자가 숨지면 형량은 무거워진다. 형법 제275조 제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유기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A 씨에게 적용된 존속유기치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적용되는 법정형이다.

유기죄는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필요한 보호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은 2008년 유기치사 사건에서 행위자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고, 보호책임이 발생한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부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어야 유기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시체유기는 7년 이하 징역… 부정 연금은 환수 대상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숨기는 행위도 별도의 처벌 대상이다. 현행 형법 제161조 제1항은 시체나 유골 등을 손괴하거나 유기·은닉·영득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미수범도 형법 제162조에 따라 처벌한다. A 씨에게는 모친 사망 사흘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행위와 관련해 시체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국민연금 부정 수령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환수 규정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국민연금법 제128조 제1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은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같은 법 제57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급여 등을 국민연금공단이 환수하도록 규정한다.

기초연금 역시 부정하게 지급된 금액에 대한 환수 규정이 있다. 기초연금법 제19조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기초연금을 받은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지급액을 환수하도록 하고, 이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자를 붙여 환수하도록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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