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군기누설 혐의 1심서 무죄 선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군사 관련 정보를 민간인 신분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11일 군기누설 혐의로 기소된 문 전 사령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전날인 2024년 12월 2일 오전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정보사령부의 현황과 임무 등을 보고하고,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임무 가운데 하나를 준비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민간인 신분이던 노 전 사령관과 통화하면서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한 사실과 지시받은 내용 등을 언급해 군사상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검찰은 문 전 사령관의 발언만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과거 정보사령관을 지낸 노 전 사령관이 이미 알고 있던 정보와 결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문 전 사령관의 발언과 노 전 사령관의 기존 지식을 종합하면 정보사가 준비 중이던 임무의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어 군사상 기밀에 해당한다는 게 군검찰 판단이었다.

문 전 사령관은 당초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왔으나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요청으로 사건이 서울중앙지법으로 이첩됐다. 특검은 지난 7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문 전 사령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날 해당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기존에 알던 것 이상의 정보 받았다고 보기 어려워”

재판부는 문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과 나눈 통화 내용만으로는 군사상 기밀이 전달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특수부대의 임무와 장비와 관련해 김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사실과 특정 임무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했을 뿐, 해당 임무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진행 상황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봤다.

문 전 사령관의 발언에 포함된 일부 표현 역시 군사기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부는 외부에도 알려진 정보사 조직 편제를 가리키거나 다른 군부대는 물론 민간에서도 운용되는 장비를 지칭하는 표현이어서, 외부에 알려지더라도 군사 목적상 위해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노상원이 과거 정보사령관으로서 관련 임무를 일부 알고 있었더라도 피고인의 발언으로 기존에 알던 것 이상의 정보를 받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다른 정보와 결합해 공소사실에 적힌 기밀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군사기밀을 누설하려는 고의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문 전 사령관의 주된 관심사와 전체 통화 내용을 살펴볼 때 김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을 노 전 사령관에게 알리려는 의도를 넘어 군사상 기밀 자체를 누설하려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보사 요원 명단 유출 사건은 별도…1심서 징역 2년

이번 무죄 판결과 별개로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정보사 요원들의 인적사항을 넘긴 사건에서는 이미 실형을 선고받았다.

문 전 사령관은 2024년 10월~11월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과 정성욱 전 100여단 2사업단장 등을 통해 정보사 특수임무요원을 포함한 요원 40여 명의 명단을 마련해 당시 민간인 신분이던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노 전 사령관이 이 명단을 토대로 비상계엄 상황에서 이른바 ‘제2수사단’을 꾸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등을 조사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같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지난 6월 정보사 요원 명단 유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문 전 사령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문 전 사령관과 특검 양측이 모두 항소하면서 현재 서울고법에서 2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12·3 계엄 내란 혐의 재판도 진행 중…21일 1심 선고

문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도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정보사 소속 대원들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출동시키고 계엄 선포 이후 선관위 서버실 점거 등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법원은 오는 21일 문 전 사령관을 비롯해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군 지휘부의 내란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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