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러나는 ‘파주 냉동창고 살인’ 전말…경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

경기 파주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14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 한 카페 옆에 설치된 냉동창고 모습. / SBS 뉴스 보도화면 캡처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날 피유인자 살해와 유가증권 위조·행사 등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 씨를 구속 송치하고 그동안 확인한 사건의 중간 수사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경찰은 A 씨의 범행 준비 과정과 피해자를 냉동창고에 가두게 된 경위, 현장에서 발견된 액면가 500억원 상당의 가짜 상품권과 범행의 연관성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 있는 A 씨 운영 카페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 B 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B 씨는 전날인 3일 제3자의 부탁을 받고 상품권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카페를 찾았다가 냉동창고 안에 갇힌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약 14시간 뒤인 4일 오후 2시 30분쯤 냉동창고 안에서 B 씨를 발견했고 비슷한 시각 서울 영등포구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B 씨가 발견될 당시 냉동창고 내부 온도는 영하 18도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출입구 부근에서 얼어붙은 상태로 발견됐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1차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범행 일주일 전 냉동창고 설치…“일주일만 쓸 것 같다”

지난달 27일 새벽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로 냉동창고용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트럭이 들어가고 있다. 해당 냉동창고에서는 일주일 뒤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 KBS 보도화면 캡처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A 씨가 범행 전에 냉동창고를 급하게 준비한 정황도 확인됐다. A 씨는 지난달 25일 한 업체에 연락해 다음 날 바로 냉동창고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일정 문제로 어렵다는 답을 듣자 부산에 있는 업체까지 수소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같은 달 27일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옆에 약 30㎡ 크기의 냉동창고를 설치했다.

A 씨는 업체 측에 카페 리모델링 과정에서 식자재를 보관하기 위해 냉동창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카페에서는 실제 리모델링이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가 냉동창고 온도 조절 방법 등을 문의하면서 “일주일만 쓸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도 확인됐다.

범행 당일 정황 역시 경찰이 계획 범죄 가능성을 의심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A 씨는 B 씨가 카페에 도착하기 전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한 뒤 가게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에게는 휴대전화를 자신의 차량에 두고 내리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를 냉동창고에 들여보낸 뒤에는 밖에서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근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후 인공지능(AI) 챗봇에 냉동창고에 사람이 있을 경우 어떻게 되는지 묻는 취지의 질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를 가둔 뒤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약 26시간 동안 냉동창고 주변을 여러 차례 오간 정황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냉동창고 안에서 ‘500억원’ 가짜 상품권…살해 동기는 여전히 핵심 쟁점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모습. 내부 사정으로 인해 휴무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 연합뉴스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은 냉동창고 안에서 발견된 거액의 가짜 상품권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액면가 약 500억원에 달하는 백화점 상품권을 확보했는데, 모두 실제 사용할 수 없는 가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50만원권 10상자 분량으로 상품권에는 ‘촬영용’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 7월부터 가짜 상품권 제작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쇄업체에는 영화 촬영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상품권 제작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0억원대 채무가 있던 A 씨가 이 가짜 상품권을 이용해 실제 상품권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범행 동기를 추적하고 있다.

B 씨는 A 씨와 직접 상품권 거래를 하던 당사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와 제3자 사이의 거래를 앞두고 상품권이 진짜인지 확인해달라는 의뢰를 받아 카페를 찾았고 A 씨와는 이날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A 씨가 처음부터 B 씨를 살해할 의도로 냉동창고를 준비했는지, 아니면 B 씨가 상품권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챈 뒤 범행으로 이어졌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해왔다.

A 씨의 진술도 수사 과정에서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에는 살인을 위해 냉동창고를 준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에는 B 씨가 상품권이 가짜라는 사실을 눈치채 가뒀다는 방향으로 설명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위약금 문제를 언급한 적도 있어 경찰은 압수물과 디지털 증거 등을 토대로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해왔다.

상품권 브로커도 입건…살인 가담 여부 추가 수사

가짜 상품권 제작과 거래에 관여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는 A 씨 송치 이후에도 계속된다. 경찰은 범행 당일 B 씨를 서울에서 파주까지 태워다 준 상품권 브로커 C 씨를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C 씨는 피해자와 지인 관계였으며 A 씨와 제3자의 상품권 거래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가 체포될 당시 함께 있던 다른 남성들의 신원도 특정해 범행 관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C 씨가 B 씨 살해에 직접 공모하거나 가담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가짜 상품권 제작과 유통 과정, 피해자를 파주까지 데려오게 된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한 뒤 중간 수사결과를 통해 범행 전후 행적과 확보한 증거, 가짜 상품권 거래 구조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구체적인 살해 동기가 어느 정도까지 확인됐는지가 이번 발표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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