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 폐사 신약, 환자 투약... 제넨셀 대표·브로커·김승원, 살인미수 등 혐의로 고발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제약 회사 제넨셀 설립자 강 모 씨와 브로커 양 모 씨, 그리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기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1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이날 동물 실험 단계에서 폐사 및 이상 반응이 발생한 사실을 은폐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낸 행위가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들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해당 치료제는 승인 이후 실제 환자 93명에게 투약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단체는 강 씨를 사기·살인미수 혐의로, 양 씨를 사기·살인미수 종범 혐의로, 김 후보자를 사기·살인미수 종범·직권남용 혐의로 각각 고발 조치했다.

서민위는 고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에게 치료제를 투입했을 때 5마리 중 1마리가 죽었고, 투여 과정에서 약물 역류와 토혈이 관찰됐다"며 "이상 소견이 나타난 사실을 뺀 자료로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것은 살인미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인지하고도 식약처 승인에 동조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낳는 양 씨와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는 김 후보자는 살인미수 종범"이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2021년 6월 시작됐다.

제넨셀은 당시 한 대학교 산학협력단 소속 연구팀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인 ES16001 효능 확인용 햄스터 실험을 의뢰했다.

1차 시험에서는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아 제넨셀 측은 투여량을 늘려 2차 시험을 요청했다.

2차 시험 완료 후 평가보고서 초안에는 1차 시험 실패 내용과 2차 시험 고용량 투여군 햄스터 5마리 중 1마리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명시됐다.

부검 전 약물 역류 현상과 토혈이 관찰됐고 살아남은 햄스터들에게서도 위중한 상태와 심한 폐 비대증이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2021년 9월 15일 제넨셀 측 수정 의견을 반영한 최종 평가보고서에서는 1차 시험 언급이 모두 사라졌다.

체중 및 체온 변화 기록이 제외됐고, 사망과 토혈 현상, 폐 비대증에 관한 문장도 완전히 삭제됐다.

결과를 수정한 제넨셀 측은 승인을 위한 로비에 나섰다.

강 씨는 2021년 10월 6일 양 씨에게 "임상시험 승인이 안 날까 걱정"이라는 연락을 취했다.

양 씨는 동월 12일 김 후보자를 통해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월 26일 임상 2상 및 3상 시험을 동시 승인했다.

강 씨는 "햄스터가 폐사한 실험은 안전성 시험이 아니라 유효성 시험이었고, 안전성 시험에서 확인된 약물 투약량의 약 3분의 1을 투여했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한 마리가 죽었다"는 취지로 방어했다.

윤상현 의원실이 제출받은 임상시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임상시험 실시 기관들은 총 93명의 환자에게 투약 절차를 진행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국내 기관에서 시행된 시험인 만큼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약 개발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절차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시험(동물 실험)에서 사망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견될 경우 인체 대상 임상시험 승인은 원칙적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전임상시험은 인체 투여 전 약물의 독성과 치사량을 확인하는 최후의 안전장치다. 의도적인 데이터 누락이나 조작으로 치명적인 부작용을 숨긴 채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는 행위는 연구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현행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주요 규제 기관은 임상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엄격히 감시하며 데이터 조작 적발 시 승인 취소는 물론 무거운 형사 처벌을 부과한다. 이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형법상 사기죄는 기망을 통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하며, 살인미수죄는 고의로 사람의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경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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