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 나타난 대형 상어... 심지어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산 도심 한복판 수로에 나타난 대형 상어가 나흘째 자리를 지키면서 뜻밖의 '상어 관람 열풍'이 벌어졌다. 별명 '부캉이'로 불리는 이 상어를 보려고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 수만명이 몰렸다. 상어 한 마리가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보다 낫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무태상어. / 연합뉴스

부산시와 부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는 신고가 18일 오전 8시57분쯤 접수됐다. 상어는 바다와 맞닿은 수로를 통해 들어온 뒤 시민들이 오가는 산책로 인근까지 접근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외형 등을 토대로 흉상어과 무태상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무태상어는 수온 상승으로 동해 연안에서도 출몰 보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 먹이를 찾아 이곳까지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유선형의 커다란 덩치가 얕은 수면 위로 지느러미와 꼬리를 드러낼 때마다 시민들은 "생각보다 크다"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심 수로에서 이 정도 크기의 상어를 직접 마주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상어의 크기는 3.5m 안팎에 이를 정도로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연안구조정과 경비함정,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등을 현장에 보내 상어를 바깥 바다로 유도하는 작업에 나섰다. 다만 상어를 억지로 몰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 의견에 따라 약 6시간 만에 유도 작업을 멈췄다. 관계 기관은 강제로 포획하거나 이동시키는 대신 상어가 자연스럽게 외해로 빠져나가기를 기다리며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상어는 이날까지 나흘째 수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말에도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상어 출몰 소식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퍼지자 북항 친수공원은 순식간에 명소로 떠올랐다. 수로 주변 난간과 해상 육교에는 상어를 기다리는 시민과 관광객이 들어찼다. 462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공원 주차장도 방문 차량이 몰리며 만차가 됐다. 이날까지 3만명이 훌쩍 넘는 시민이 상어를 보려고 몰려들었다. 북항 재개발로 조성된 북항 친수공원이 전국적 관심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무태상어. / 연합뉴스

상어는 약 15분에 한 번씩 수면 가까이 떠올라 지느러미와 꼬리를 내보였다. 그때마다 휴대전화를 든 시민들이 상어가 나타난 방향으로 움직였다. 현장 곳곳에서는 "저기 있다" "우와" 같은 환호와 탄성이 쏟아졌다. 두 시간 넘게 자리를 지킨 방문객은 물론 상어를 보려고 다른 지역에서 부산을 찾은 사람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상어에게 '부캉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자주 나타나는 지점과 예상 대기 시간, 주차할 만한 장소 등 각종 '상어 관람 팁'도 공유됐다. 상어 인형을 든 어린이와 아이스크림 '죠스바'를 먹으며 기다리는 시민까지 눈에 띄면서 현장은 야외 수족관을 방불케 했다. 평소 한적하던 공원 주차장에 인파가 몰리자 푸드트럭이 등장했다. 상어가 나타난 뒤로 손님이 줄을 서기 시작한 인근 커피숍도 있었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무태상어. / 연합뉴스

수로 안쪽에서는 새끼 상어로 추정되는 1m급 물고기가 추가로 목격됐다. 부산시는 새끼 상어가 맞는지 조사하고 있다. 한 남성이 상어에게 주려고 생닭을 수로에 던졌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관람객이 급증하자 공원 관리센터는 19일부터 비상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안전 방송을 반복해 내보내는 한편 장시간 관람을 삼가 달라는 안내문도 내걸었다. "난간에 기대거나 올라타지 말고 안전에 주의해 달라"는 방송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왔다. 경찰도 질서 유지를 위해 인력을 배치했다. 상어를 보기에 가장 좋은 자리로 알려진 해상 육교는 안전상의 이유로 통제됐다. 공원 측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야간 출입도 제한했다. 부산시는 상어가 발견된 직후 안전 재난 문자를 보내 산책객과 인근 주민에게 수변 접근을 피하라고 안내했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무태상어. / 연합뉴스

상어 한 마리가 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보다 많은 인파를 끌어모으고 있다는 반응까지 온라인에선 나온다. 지난 5일 개막한 여수세계섬박람회는 11월 4일까지 61일간 3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개막 후 19일까지 보름간 관람객은 18만5202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온라인엔 "여수 섬박람회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상어 한 마리가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는 여수 박람회보다 관람객을 더 많이 끌어오고 있다는 풍자 글도 올라왔다. 북항에 추진되는 돔구장을 상어 모양으로 만들자는 제안과 함께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상어 돔구장' 이미지도 퍼졌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무태상어. / 연합뉴스

화제는 증시로도 옮겨붙었다. '아기상어'로 대표되는 '상어 가족'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 더핑크퐁컴퍼니 주가가 21일 급등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오전 8시45분 프리마켓에서 전 거래일보다 1280원(10.58%) 오른 1만338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만4280원까지 뛰었다. 오전 10시 27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980원(8.10%) 오른 1만3080원에 거래됐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무태상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연근해에 분포하며 공격 위험성은 높지 않다"며 "거꾸로 생각하면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이며, 북항을 잘 가꾸어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바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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