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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모모 '출국장이 곧 런웨이' [TF사진관]

위키트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가 이동 시간을 크게 줄였지만 출퇴근 시간대 일부 역사에서는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엘리베이터와 환승 통로를 향해 달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누군가는 몇 분을 아끼기 위해 뛰고 누군가는 밀려드는 인파를 피해 승강장에 남는다. 위키트리는 이를 단순한 출근길 풍경이 아닌 GTX 개통 이후 나타난 새로운 이동 현상으로 보고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첫 번째 편에선 서울역과 대곡역 현장을 직접 찾아 승객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현장 모습을 담았다.>

매일 아침 운정중앙역과 서울역을 오가는 GTX-A 열차엔 파주와 고양 등 경기 북부에서 서울 도심으로 출근하는 승객들이 몸을 싣는다.
서울역 도착 안내방송이 나오자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고 출입문 주변은 열차가 멈추기도 전에 사람들로 빼곡해진다. 가방을 고쳐 메거나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은 승객들은 문이 열리기만 기다린다.
열차가 서울역 GTX-A 승강장에 완전히 멈춰 서자 출입문 앞에 서 있던 승객들이 일제히 내릴 준비를 한다. 문이 열리는 순간 수십 명이 한꺼번에 승강장으로 쏟아져 나왔고 일부는 내리자마자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전력 질주한다.
한 손에는 가방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쥔 채 앞사람을 추월하는 승객도 있다. 계단에서는 두 칸씩 건너뛰었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이미 걸어 올라가던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기도 했다. 승객끼리 부딪히는 장면은 먾지 않지만 대부분 조금이라도 먼저 이동하려는 듯 서두른다. 매일 아침 서울역 GTX-A 승강장에서 반복되는 출근 풍경이다.

승객들이 향하는 곳은 대부분 상부 대합실과 환승 통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다. 출근 시간대에는 열차 한 편에서 내린 승객들이 한꺼번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앞으로 몰리면서 좁은 동선에 순식간에 병목이 생긴다.
이 같은 풍경은 출근 시간대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반복된다. 문이 열리면 앞쪽 승객들이 먼저 뛰기 시작했고 뒤따르던 사람들도 엘리베이터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 여러 명이 한 방향으로 잇따라 달리는 모습은 흡사 러닝크루를 연상시킨다.
취재진은 승강장에서 만난 직장인에게 다른 승객들과 함께 뛰는 이유를 물었다. 연신내역에서 GTX-A를 타고 서울역에서 환승해 출근한다는 A 씨는 “뛰는 게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떼 지어 뛰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따라 뛰게 된다”고 말했다.
A 씨는 “실제로 승강장에서 승객 한 명이 넘어지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며 “출근 시간이 아슬아슬할 때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려고 하차 직후 계단과 바로 연결되는 출입문 위치에 맞춰 열차를 탄다”고 했다.

역사 안에는 승객들에게 뛰지 말고 안전하게 이동해 달라는 안내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승강장과 에스컬레이터 주변,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주요 동선에서도 안전사고를 주의하라는 문구와 안내 표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구간에는 안전 안내원까지 배치돼 반복해서 천천히 이동해 달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열차가 도착하는 순간 이런 경고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문이 열리자 승객들이 한꺼번에 승강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일부는 안내 표지 바로 옆을 지나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엘리베이터를 향해 뛰거나 앞사람을 추월했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서 있는 승객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 위층으로 올라가는 모습도 이어진다.
특히 앞쪽에서 한두 명이 뛰기 시작하면 뒤따르던 승객들도 덩달아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안전 안내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비슷한 질주가 되풀이된다.

열차에서 내린 뒤 곧바로 이동하지 않고 승강장에 잠시 머물며 인파가 빠져나가기를 기다리는 승객도 있었다. 하차 후 승강장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이동한다는 B 씨는 “사람들 사이에 섞이면 내가 걷는 건지 인파에 밀려가는 건지 모를 정도”라며 “차라리 승강장에서 기다렸다가 사람들이 빠진 뒤 이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옆으로 사람들이 사정없이 뛰어가면 부딪힐까 봐 불안하다”며 “출퇴근길마다 저렇게 뛰는 모습을 보면 언젠가는 크게 다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서울역 GTX-A 역사에는 승객들의 이동 질서를 관리하는 안전 안내원들이 배치돼 있다. 안내원들은 에스컬레이터와 환승 통로 주변에서 뛰지 말고 천천히 이동하라고 반복해서 안내한다. 하지만 열차가 도착해 승객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순간에는 사실상 통제가 어려워 보였다.
안내원의 말을 듣고 속도를 줄이는 승객은 많지 않다. 일부는 그대로 지나치고 일부는 안내원 옆을 뛰어 통과한다. 이미 엘리베이터를 향해 속도를 낸 승객들의 흐름을 손짓과 구두 안내만으로 바꾸긴 쉽지 않아 보인다.
엘리베이터 입구와 환승 통로 인근에서 승객 흐름을 관리하던 한 안전 안내원은 “엘리베이터를 먼저 타려고 뛰는 것 같다”며 “GTX 측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다”고 했다.
이어 “뛰지 말라고 계속 안내하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승객이 많다”며 “필요할 때는 직접 제지하기도 하지만 강하게 통제하면 왜 간섭하느냐며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어 현장에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모든 승객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긴 줄이 형성되자 곧바로 에스컬레이터로 방향을 바꾸는 승객도 많다. 이들 중 일부는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선 뒤에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앞선 승객들 사이를 지나 위층으로 향했다.
취재 당시 서울역 GTX-A 승강장과 상부 층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는 모두 4대였다. 평소엔 상행과 하행을 2대씩 나눠 운영하지만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3대를 상행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현장에선 캐리어나 부피가 큰 짐을 든 승객에게 가급적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실제로 비교적 한산한 시간대에는 안전 안내원이 캐리어를 든 승객에게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달라고 안내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하지만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상황이 달랐다. 엘리베이터 앞에 긴 줄이 생기자 캐리어나 무거운 짐을 든 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취재진이 현장을 지켜보는 동안에는 부피가 큰 골프백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는 승객도 있었다.
취재진이 해당 승객에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기차 시간이 촉박한 데다 엘리베이터 대기 줄이 너무 길어 에스컬레이터를 택했다고 말했다. 짐이 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 낫지만 줄을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에스컬레이터 인근에서 근무하던 안전 안내원도 이 같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우려했다. 그는 “캐리어를 손에서 놓치면 아래로 굴러가 사람들을 볼링핀처럼 덮칠 수 있다”며 “본인이 대형 사고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휴대전화를 보면서 올라가다가 에스컬레이터 끝부분 턱에 발이 걸려 뒤로 넘어질 뻔하는 경우도 있다”며 “한 사람이 넘어지면 뒤에 있던 사람들까지 연달아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안내원은 지난해부터 근무하면서 넘어진 승객을 본 적은 없지만 사고로 이어질 뻔한 장면은 자주 목격했다고 했다. 위험 행동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폭언을 듣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취재 과정에서 눈에 띈 또 다른 점은 GTX-A 역사마다 엘리베이터 수와 배치가 달랐다는 것이다. 취재진이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서울역 GTX-A 승강장과 상부 층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는 2대였다. 대곡역과 킨텍스역에는 각각 6대가 설치돼 있었다.
연신내역 GTX-A 구간에도 엘리베이터 6대가 설치돼 있었고, 이와 별도로 6호선 환승 통로와 직접 연결되는 구간에는 엘리베이터 5대가 추가로 마련돼 있었다.
역사마다 구조와 환승 노선, 이동 동선이 다른 만큼 단순히 대수만으로 혼잡 정도를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서울역에서는 열차 한 편에서 내린 승객들이 2대의 엘리베이터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기 줄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반복됐다.
눈에 띈 것은 GTX-A 열차를 타러 갈 때와 내린 뒤 승객들의 모습이 달랐다는 점이다. 취재진이 출근길과 퇴근길 역사를 지켜본 결과 열차에서 내린 직후에는 엘리베이터와 환승 통로를 향해 뛰거나 앞사람을 추월하는 장면이 반복됐지만,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승객들은 대부분 서두르지 않았다.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 약 6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된다. 실제 현장에서도 GTX-A에 승차하려는 승객들은 개찰구를 통과한 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승강장으로 내려가 비교적 차분하게 열차를 기다렸다.
반대로 열차에서 내린 뒤에는 서두르는 승객이 많았다. 서울역에서는 엘리베이터에 먼저 도착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 승객들이 잇따랐고, 대곡역에서도 환승을 위해 빠르게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 대기 줄을 확인한 뒤 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출근길과 퇴근길 모두 열차를 먼저 타기 위한 경쟁보다는 하차 이후 엘리베이터나 환승 통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속도 경쟁이 두드러졌다.

GTX-A는 수도권 출퇴근 시간을 크게 줄인 게 사실이지만 열차에서 내린 뒤에는 또 다른 '속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승객들은 몇 분을 아끼려고 승강장과 에스컬레이터를 뛰고 안내원들은 매일 "뛰지 마세요. 천천히 이동하세요"란 말을 반복한다. 아직까지 큰 사고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출퇴근 시간대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사고 위험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GTX-A 서울역 승강장에서는 이처럼 아슬아슬한 전력질주가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 정혁진·용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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