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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성평등 국가 순위에서 한국의 성평등 순위가 올해도 세계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2026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0.693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145개국 가운데 101위다. 이는 작년과 같은 순위다.
젠더 격차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남녀 간 격차가 적고 성평등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WEF는 올해로 20번째 보고서를 내놨으며 경제 참여와 기회, 교육 성취, 보건, 정치권력 분배 등 4개 분야를 기준으로 각국의 격차를 측정한다.
한국의 순위는 장기적으로 오르내림을 보였다. 2017년에는 144개국 가운데 118위였으며 2024년에는 146개국 중 94위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순위가 다시 내려가면서 올해까지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주변 아시아 국가와 비교하면 중국보다 낮은 순위가 눈에 띈다. 중국은 0.699로 96위, 아랍에미리트는 0.702로 91위, 베트남은 0.707로 84위, 방글라데시는 0.712로 79위를 기록했다. 반대로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캄보디아 113위, 일본 117위, 튀르키예 126위, 인도 131위 등이었다.
세부 지표에서는 분야별 격차가 뚜렷했다. 한국의 경제 참여·기회 지수는 0.608로 120위에 그쳤다. 교육 성취는 0.984로 97위였고, 보건 부문은 0.976으로 34위를 기록했다. 정치권력 분배 지수는 0.203으로 80위였다. 네 분야 가운데 경제 참여·기회와 정치권력 분배에서 상대적으로 큰 격차가 남아 있는 셈이다.
한국보다 낮은 순위인 117위를 기록한 일본은 해당 순위에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여성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교육과 건강은 세계 평균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정치와 경제 분야 점수는 낮았다"며 "첫 여성 총리가 나오긴 했지만 중의원 선거의 당선자 중 여성 비율이 14%로 낮고 여성 각료(장관)도 총리를 제외하면 2명뿐"이라고 질책했다.
또한 "일본 사회에는 가사와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치우쳐 있으면서도 여성이 장시간 일하지 않으면 중요한 일을 맡을 수 없는 풍조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소셜미디어(SNS)에 썼다가 논란이 된 이른바 '다리미질' 글과 관련 있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평일 귀가 후 빨래와 설거지, 청소에 쫓기고, 귀중한 휴일에 대량의 다리미질과 바느질을 했다"고 적었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WEF 역시 전 세계적으로 교육과 보건 분야의 성별 격차가 상대적으로 많이 좁혀진 반면, 경제 참여와 정치적 권한에서는 격차가 크게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참여·기회 부문 세계 순위에서는 아이슬란드가 0.930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핀란드는 0.872로 뒤를 이었고 노르웨이 0.857, 나미비아 0.845, 영국 0.842, 뉴질랜드 0.828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아이슬란드는 17년 연속 1위를 기록했고 핀란드는 3년 연속 2위에 올랐다.
반면 최하위권에서는 차드가 0.578로 145위였으며 이란 144위, 파키스탄 143위, 민주콩고 142위, 알제리 141위로 나타났다.

다만 완전한 성평등에 도달한 국가는 아직 한 곳도 없다. 현재와 같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세계적으로 성평등이 실현되기까지 약 120년이 걸릴 것으로 WEF는 전망했다.
WEF 보고서에서는 특히 경제적 기회와 정치적 권한이 세계적으로도 성평등 달성을 가로막는 주요 영역으로 나타났다. 2026년 전 세계 경제 참여·기회 분야의 성별 격차 해소율은 61.7%, 정치권력 분배 분야는 22.1%에 그쳤다. 반면 교육 성취는 96.9%, 보건·생존은 96.2%까지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디아 자히디 WEF 이사는 "성평등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변화에 속도를 내려면 정부와 기업이 효과가 검증된 정책에서 배워 이를 더 신속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EF는 올해 보고서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과 정치 참여뿐 아니라 인공지능 관련 직무와 금융시장 등 새로운 경제 영역에서 나타나는 성별 격차도 함께 분석했다.
여성은 최고경영자 등 고위 지도층에서 여전히 남성보다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관련 기술직에서도 참여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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