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역사 왜곡인가, 창작의 자유인가”…1017명에게 물었더니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두고 응답자 절반 이상이 ‘역사 왜곡에 가깝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송출되는 영화 ‘암살자(들)’ 홍보 영상. / 뉴스1

개혁신당 정책연구기관인 개혁연구원이 지난달 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7명을 대상으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해석 논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영화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에 의문을 제기한 것을 ‘역사 왜곡이다’라고 본 응답은 58.2%로 나타났다. ‘창작의 자유다’는 27.6%, ‘잘 모르겠다’는 14.2%였다.

30대 73.8% “역사 왜곡”…18~29세도 65.7%

개혁연구원 제공

연령별로는 30대에서 ‘역사 왜곡’이라는 응답이 73.8%로 가장 높았다. 18~29세도 65.7%로 전체 평균을 웃돌아 젊은 층에서 해당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창작의 자유’라는 응답은 40대 37.7%, 50대 37.1%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70세 이상에서는 ‘역사 왜곡’ 45.7%, ‘창작의 자유’ 21.5%, ‘잘 모르겠다’ 32.8%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59.5%, 여성의 56.8%가 역사 왜곡에 가깝다고 답했다. 권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 65.1%, 대구·경북 61.9%, 서울 61.1%, 인천·경기 60.7%가 역사 왜곡이라고 응답했다. 광주·전라에서는 역사 왜곡 38.7%, 창작의 자유 38.1%로 두 응답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영화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영화 내용까지 알고 있었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64.2%가 역사 왜곡, 32.5%가 창작의 자유라고 답했다. 영화가 있다는 사실만 알았던 응답자는 각각 57.2%, 29.5%였다.

영화를 몰랐다는 응답자에서는 역사 왜곡이 51.1%, 창작의 자유가 18.0%였으며 ‘잘 모르겠다’가 31.0%로 높아졌다.

조사 전 영화 인지도 자체는 높은 편이었다. ‘영화 내용까지 알고 있었다’가 35.9%, ‘영화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가 38.7%로 둘을 합하면 74.5%였다. ‘몰랐다’는 25.5%였다.

상영금지 등 법적 대응에는 의견 갈려

개혁연구원 제공

영화를 둘러싼 정치권의 법적 대응에는 의견이 갈렸다. 정치권 일부가 상영금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데 대해 ‘과도하다’는 응답이 35.2%로 가장 많았다.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31.2%, ‘적절하다’는 25.7%, ‘잘 모르겠다’는 7.9%였다.

‘적절하다’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를 합치면 56.9%지만 세 선택지 가운데 어느 하나도 과반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과도하다’가 46.7%로 가장 높았고 30대에서는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가 44.2%로 가장 많았다. 18~29세는 과도하다 34.3%, 적절하다 30.3%,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27.9%로 비교적 고르게 나뉘었다.

영화에 대한 기본 판단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창작의 자유’라고 답한 사람 가운데 88.7%는 법적 대응이 과도하다고 봤다. 반면 ‘역사 왜곡’이라고 답한 응답자에서는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50.2%, ‘적절하다’ 37.6%로 나타났다. 다만 역사 왜곡이라고 본 응답자 가운데서도 9.6%는 법적 대응이 과도하다고 답했다.

“정치권 문제 제기 기준 일관적이지 않다” 58.3%

정치권이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다룬 표현을 문제 삼는 기준에 대해서는 ‘일관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58.3%였다. ‘일관적이다’는 23.1%, ‘잘 모르겠다’는 18.6%로 집계됐다.

이 응답은 30대에서 66.6%, 18~29세에서 65.8%로 높았고 40대와 50대도 각각 61.7%로 나타났다. ‘암살자(들)’을 창작의 자유로 본 응답자뿐 아니라 역사 왜곡으로 본 응답자에서도 정치권의 기준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답변이 각각 65.7%, 58.6%로 과반이었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영화가 실제와 다른 가설이나 상상을 어디까지 담을 수 있는지도 물었다. ‘실존 인물의 명예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46.0%로 가장 많았다. ‘허구임을 밝히면 허용해야 한다’ 22.9%, ‘허용해서는 안 된다’ 19.4%, ‘제한 없이 허용해야 한다’ 7.8%, ‘잘 모르겠다’ 3.9% 순이었다.

‘제한 없이 허용’과 ‘허구임을 밝히면 허용’을 합친 응답은 30.7%였다. ‘실존 인물의 명예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과 ‘허용해서는 안 된다’를 합치면 65.4%였다. 다만 전자의 ‘명예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은 창작 자체를 허용하지 말자는 응답과는 구분된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뒤 사건을 재구성한 방식을 놓고 정치권과 일부 단체에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상영 중단과 법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제작진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당시 기록을 토대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창작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사는 개혁연구원이 자체 실시한 사회현안 조사다.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총 31만 7305건을 발신해 1017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응답률은 2.25%, 접촉률은 17.5%, 표본오차는 가중 기준 ±3.2%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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