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행사에서 드론 불붙어 '추락'...이재명 대통령도 목격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제7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의 표적 드론이 이륙 도중 추락하고, 또 다른 드론도 요격되지 않은 채 안전 문제로 강제 낙하하면서 기술 시연에 잇따라 차질이 빚어졌다.

1일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서는 국내 독자 개발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의 기술 시연이 진행됐다. 국방부는 올해 기념식에서 우리 군의 첨단 무기체계와 무인체계 운용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천광을 주요 시연 대상으로 준비했다. 시연에는 광섬유 케이블을 이용해 비행하는 소형 드론들이 표적기로 투입됐다.

첫 번째 시연부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표적기 2대 가운데 1대가 이륙 도중 균형을 잃으면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기념식 현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추락 장면을 근접 촬영했고, 해당 모습은 생중계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달됐다.

(왼쪽부터) 강신철 국방부장관,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군은 표적 드론의 추락 원인으로 기상 상황을 들었다. 해당 드론은 일반적인 무선 조종 방식이 아니라 얇은 광섬유 케이블을 이용해 지상과 연결된 상태에서 비행하는 방식이다. 군 설명에 따르면 당시 돌풍의 영향으로 광섬유가 훼손되면서 드론이 정상적으로 비행하지 못하고 추락했다.

당초 첫 번째 시연에서는 표적기 2대를 순차적으로 천광으로 요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대 가운데 1대가 이륙 과정에서 추락하면서 실제 천광의 요격 대상은 남은 1대로 줄었다. 천광은 남은 표적 드론을 향해 사격했고 해당 표적은 요격됐다.

두 번째 시연에서도 계획대로 상황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표적 드론 2대가 모두 이륙에 성공했다. 천광은 두 표적을 상대로 요격을 시도했지만 실제로 요격된 드론은 1대에 그쳤다.

요격되지 않은 나머지 드론은 천광의 공격을 받은 뒤 곧바로 추락하지 않고 계속 공중에 머물렀다. 당시 사회자는 “드론이 불꽃을 일으키며 추락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지만, 다른 한 대는 계속 비행했다.

추락하는 드론 / 뉴스1

이후 군은 해당 드론의 비행을 강제로 종료했다. 안전을 위해 수동으로 전원을 차단했고, 드론은 공중에서 떨어졌다. 이 과정 역시 기념식 생중계 화면에 잡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요격되지 않은 드론에 대해 “공중 기상의 영향으로 해당 드론이 안전지역을 이탈했고, 안전을 위해 강제로 떨어뜨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적 드론이 예정된 비행 구역을 벗어날 가능성이 발생하면서 요격을 계속하기보다 안전을 우선해 비행을 종료했다는 취지다.

이번 시연에서 사용된 천광은 드론 등 소형 무인기를 레이저로 무력화하는 대공무기다. 레이저를 표적에 지속적으로 조사해 기체의 주요 부분을 손상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탄약이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기존 대공무기와 달리 레이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대공방어체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탄약을 계속 탑재해야 하는 방식과 달리 전력 공급이 가능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드론처럼 상대적으로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표적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개발 목적 가운데 하나다.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일행 / 뉴스1

다만 레이저 무기 역시 기상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레이저를 표적에 정확하게 조사하기 위해서는 표적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하며, 운용 과정에서 표적 드론의 비행 상태와 안전구역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이번 시연에서도 표적 드론 자체가 기상 영향으로 추락하거나 안전지역을 이탈하면서 계획했던 시연이 일부 변경됐다.

이번 사고는 대통령이 참석한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첨단 무기체계 시연이 생중계되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 표적 드론이 이륙 직후 추락하는 장면부터 두 번째 시연에서 요격되지 않은 드론을 강제로 낙하시키는 과정까지 그대로 화면에 담겼다.

특히 두 번째 시연에서는 천광이 한 대의 표적만 요격하면서 계획된 시연 결과와 실제 상황 사이에 차이가 발생했다. 나머지 표적 드론은 천광에 의해 격추된 것이 아니라 군이 안전을 위해 수동으로 전원을 차단해 낙하시켰다.

추락하는 드론 / 뉴스1

최근 군이 주관한 공개 행사와 전투실험에서도 드론과 무인기 추락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국방부가 개최한 첨단드론 기술 시연회에서는 민간 업체들이 개발한 여러 드론이 비행 과정에서 잇따라 추락했다. 당시 시연에는 제트엔진 무인기를 비롯한 다양한 첨단 드론이 참여했다.

지난 8월에는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마라도함에서 전투실험을 위해 띄운 중형 자폭무인기 2대가 모두 바다로 추락했다. 군은 당시 무인기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을 확인하고 관련 원인을 살폈다.

드론은 정찰과 감시뿐 아니라 공격과 방공 등 다양한 군사 분야에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무인체계의 성능뿐 아니라 실제 운용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통제 능력도 함께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국군의날 시연에서는 천광의 실제 요격 장면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표적 드론의 비행과 기상 조건이 변수로 작용했다. 첫 번째 시연에서는 표적 드론 자체가 이륙 과정에서 추락했고, 두 번째 시연에서는 한 대가 요격되지 않은 상태로 안전지역을 벗어나면서 군이 강제 낙하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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