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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1000만원이 넘는 명품 가방을 선물로 줬다. 그런데 아내는 환불하고 싶다고 한다. 언뜻 배부른 고민처럼 들리는 이 사연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토론을 불렀다. 남편의 정성이 담긴 선물을 돌려보내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그 마음을 생각해 그냥 품는 것이 맞는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선물의 값어치와 받는 이의 취향, 그리고 '마음'의 무게를 어디에 둘 것이냐는 물음이다.

사연은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자신을 현대자동차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원룸에서 시작해 녹물 나오는 집에서 전세살이하며 고생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내 집을 마련했다"며 "그동안 고생했다고 남편이 뜬금없이 가방을 사왔다"고 적었다.
문제는 그 선물의 값이었다. 작성자는 "막상 선물로 받았는데 이게 1000만원이 넘는다"며 "떨떠름하면서 마냥 좋지만은 않더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애초에 비싼 명품에 마음이 가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살면서 저렇게 비싼 명품을 사본 적도 없고 사고 싶어 하지도 않은 사람"이라며 "내 돈 주고 산 명품은 미국 출장 갔을 때 아울렛에서 산 코치백 정도"라고 했다.
작성자는 평소 물욕이 없는 성격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했다. "평소에 옷도 별로 안 산다. 일 년에 50만원 쓰나 싶다"며 "내 자체가 별로 물욕이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재수 없어 보이겠지만 나 자신이 명품인데 굳이 명품을 두르고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고 덧붙였다.
결론은 환불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다만 선물한 남편의 마음이 걸렸다. 작성자는 "진지하게 환불하려고 하는데 선물해준 남편의 기분은 또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며 "어떻게 하면 기분 안 나쁘게 환불할 수 있을까"라고 조언을 구했다. 이 사연은 이후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퍼지며 토론이 더 커졌다.
작성자가 받은 가방의 브랜드는 글에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한 네티즌이 "1000만원이면 샤넬 아니면 에르메스 쪽인데 (에르메스가 아니라) 샤넬이면 환불하라"며 "차라리 계속 지니고 싶은 목걸이나 팔찌를 금으로 사고 싶다고 하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작성자는 "아이디어가 좋다. 환불하고 아기 금반지를 맞춰보는 것도 좋겠다"고 호응했다. 그러자 또 다른 이는 "아기 금반지는 아니다. 남편이 준 마음이 있으니 본인이 쓸 물품을 사는 게 좋을 듯하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댓글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상당수가 가방을 환불하지 말고 그냥 쓰라고 조언했다. 선물의 금액보다 남편의 마음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그냥 받고 평생 잘 쓰면 좋을 듯하다"며 "명품이라기보다는 남편이 아내한테 고생했다고 큰마음 먹고 준비한 것 아니냐"고 적었다. 또 다른 이는 "남편도 큰마음 먹고 사준 것일 텐데 기분 좋게 받으라"며 "나름 의미 있는 선물도 기분 좋게 못 받는 사람인 것도 별로이지 않으냐"고 했다.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는 댓글도 공감을 얻었다.
선물을 받는 태도 자체를 짚은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선물은 내가 좋아서 하는 것도 있지만 주는 사람이 기뻐하는 것도 크다고 생각한다"며 "마음에 안 들거나 필요 없다고 환불하는 건 상대방 마음을 무시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환불하면 그만큼 남자의 마음에 큰 상처로 오래 남을 수 있으니 잘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이는 "감사함을 주고받을 줄 아는 게 명품"이라며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반면 작성자의 선택을 지지하는 쪽도 적지 않았다. "같이 고생했으니 환불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는 현실적인 제안부터, "환불하고 24K 금목걸이를 사겠다"는 동조까지 나왔다. 작성자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졌다는 한 네티즌은 "가방보다 차를 살 때 보태는 게 좋다"고 적었다. 자신도 선물로 받은 가방과 지갑을 환불한 경험이 있다는 이도 "예쁘게 말하면 가능하다"며 "아이가 어려서 가방보다 이게 좋겠다고, 너무 고맙다고 하면 남편도 납득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가방을 그대로 두는 편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재테크 관점의 조언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가지고 있다가 시세가 올라가는 물건이라면 두고 나중에 팔라"고 적었다. 다른 이는 "샤넬이나 에르메스면 중고값도 세고 프리미엄도 붙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매일 쓸 수 있는 품목으로 바꾸라는 절충안도 나왔다. "스마트워치를 끼면 시계는 잘 안 차게 되니 매일 낄 수 있는 목걸이나 기본형 시계가 좋겠다"는 구체적인 제안이었다.
해당 가방이 진품이 아니면 남편 입장이 곤한할 거라는 의견이 일부 있었다. 그러자 "아내가 현대차에 다니는데 별걱정을 다 한다"는 핀잔이 이어지기도 했다.
작성자는 댓글마다 "같이 고생한 게 맞다", "꿀팁 감사하다", "나는 욕심쟁이가 맞다"며 유쾌하게 답을 달았다. 남편에게 환불 얘기를 꺼내면 어떻게 반응할 것 같으냐는 물음에는 "그냥 가지고 있으라고 할 것 같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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