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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최근 5년 사이 지뢰제거사업 예산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까지 지뢰를 매설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예산 삭감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뢰제거사업 예산은 2021년 46억2100만원에서 올해 26억2400만원으로 감소했다. 5년 사이 2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2021년과 비교하면 약 43.3% 감소한 규모다.
연도별로는 2022년 38억9100만원, 2023년 32억2100만원, 2024년 26억9300만원, 2025년 29억15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에는 2021년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소폭 늘었지만 올해 다시 감소했다.

지뢰제거사업은 군사분계선 인근뿐 아니라 과거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확인된 전국 각지의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지뢰가 실제로 발견됐거나 매설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 지뢰를 찾아 제거하고 해당 지역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국방부가 올해 지뢰제거사업에 배정한 계획 면적은 2만3243㎡다. 이 가운데 9월 28일까지 1만7869㎡에 대한 제거 작업을 마쳐 전체 계획의 76.8%를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별도 사업으로 실제 제거한 지뢰는 9발이다.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정연리에서 8발이 제거됐고, 경북 포항 진지에서 대인지뢰 1발이 제거됐다.
다만 이 숫자가 올해 군이 제거한 모든 지뢰의 개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DMZ 인근에서 군사작전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지뢰 제거 작업은 일반적인 지뢰제거사업 실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군이 탐지하고 제거한 지뢰는 사업 통계에 나타난 9발보다 많을 수 있다.
지뢰 제거가 다시 주목받은 계기는 지난달 21일 경기 파주시 25사단 관할 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다. 당시 수색로 개척 작전에 투입된 우리 군 간부 3명이 폭발로 다쳤고 이 가운데 수색대대장은 발목 절단 등 중상을 입었다.
당초 군은 폭발물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인지, 우리 군이 과거 매설한 지뢰인지, 북한 지역에서 유실돼 이동한 지뢰인지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조사했다.
그러나 합동 현장조사 태스크포스의 조사 결과 군은 지난 5일 해당 폭발이 북한군이 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폭약 성분과 지뢰의 플라스틱 재질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다.

군은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당일 MDL 이남에 있는 북한군 지뢰지대를 폭파 방식으로 제거하는 작전에도 착수했다. 북한이 매설한 지뢰를 우리 군이 직접 제거하는 상황이 실제 작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뢰제거사업 예산이 최근 몇 년간 감소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국방부의 지뢰 대응 체계를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야권에서는 북한이 DMZ 일대에서 지뢰 매설과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 군의 관련 대응이 충분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이 2024년부터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지뢰 매설과 전술도로 건설, 철조망 설치 등을 포함한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진행해온 만큼 지뢰 위험에 대한 대비를 강화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예산 감소를 단순한 지뢰 대응 축소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1년 지뢰제거사업 예산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은 2020~2021년 진행된 ‘후방 방공진지 작전’의 영향이 컸다. 당시 군은 1983년 방공진지 방호를 위해 진지 외곽에 매설했던 지뢰를 찾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해당 사업의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이후 관련 예산도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최근 예산 감소가 DMZ나 북한군 지뢰에 대한 대응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결과라기보다 특정 기간 집중적으로 진행된 후방 방공진지 지뢰 제거 사업이 종료된 데 따른 감소라는 설명이다.
지뢰제거사업 예산의 성격을 이해하려면 군이 지뢰를 제거하는 방식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가 편성하는 지뢰제거사업은 과거 군사시설이나 진지 주변에 매설된 지뢰를 찾아 제거하는 사업이다. 반면 DMZ에서 작전 중 발견된 지뢰를 제거하거나 북한군이 새로 매설한 것으로 확인된 지뢰에 대응하는 작업은 작전 성격에 따라 별도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연간 지뢰제거사업 예산만으로 우리 군이 한 해 동안 지뢰 제거에 투입한 전체 비용이나 실제 제거한 지뢰의 숫자를 모두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국회 자료에서 올해 제거한 지뢰가 9발로 집계됐지만 DMZ 인근 군사작전으로 진행되는 제거 작업이 별도라는 점도 같은 이유다.
지뢰는 한번 매설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다. 매설 위치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지역을 사람이 직접 통과하기 전에 탐지 장비를 활용하고 주변 지형과 과거 매설 기록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DMZ는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데다 수풀이 우거지고 지형 변화가 큰 지역이 많아 지뢰 탐색과 제거 자체가 위험한 작업이다. 지난달 25사단 사고에서도 장병들은 새로운 수색로를 만들기 위해 지뢰탐지기를 사용하고 예초 작업을 병행하며 전진했다. 사고 당일에는 기존 수색로에서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최근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은 지뢰 위험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북한은 2024년 4월부터 MDL 인근에서 불모지 작업과 전술도로 건설, 철조망 설치, 지뢰 매설 등을 진행해왔다. 군은 최근 북한군이 MDL 이남까지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를 식별했고, 이번 폭발 사고 조사 과정에서 실제 북한군 매설 지뢰로 최종 판단했다.
더구나 북한의 요새화 작업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합참은 이달 2일 북한이 주장하는 요새화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8월과 9월에는 북한군의 MDL 월선도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은 북한이 MDL 이남에 매설한 것으로 확인된 지뢰를 직접 제거하는 대응에 나섰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6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군이 사고 현장 일대 북한 지뢰를 폭파 방식으로 제거한 것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단행했다는 취지로 밝혔다.
강 장관은 합참과 유엔군사령부가 상황을 평가하면서 추가 지뢰 제거 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국회 자료에서 확인된 예산 감소와 최근 DMZ 지뢰 대응은 서로 다른 성격의 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최근 5년간 지뢰제거사업 예산이 약 43%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국방부는 과거 후방 방공진지 지뢰 제거 사업이 마무리된 데 따른 감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북한이 최근 DMZ 인근에서 지뢰와 철책 등을 포함한 요새화 작업을 진행해온 상황에서 지뢰 위험에 대한 예산과 대응 체계를 충분히 확보했는지는 별도의 문제로 남는다. 야권은 이 점을 들어 군의 지뢰 대응과 대비 태세를 문제 삼고 있다.
결국 현재 확인된 사실은 최근 5년간 국방부의 일반적인 지뢰제거사업 예산이 46억2100만원에서 26억2400만원으로 감소했다는 것과, 올해 9월까지 해당 사업을 통해 9발의 지뢰가 제거됐다는 것이다. 동시에 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서는 군이 북한군이 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가 원인이었다고 최종 판단했고, 해당 지뢰지대를 직접 제거하는 작전에도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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